기아, RVㆍ전기차 판매 호조에 영업익 43%↑
LG전자, 영업익 12.5% 감소…전장 사업 두각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국내 주요 기업의 '어닝 쇼크'가 이어진 가운데 전기차 판매 호조로 자동차와 배터리 기업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활짝 웃었다.
기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6조5590억 원, 7조2331억 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3.9%, 영업이익은 42.8% 늘어난 역대 최고치다.
기아에 앞서 실적을 발표한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매출액(142조5275억 원)과 영업이익(9조8198억 원)에서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현대차, 기아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229조865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조 원을 넘겼다.
기아는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 따른 판매 증가와 고수익 차량인 레저용 차량(RV)·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한 믹스(차량용 구성비율) 개선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기차(EV),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으로 이뤄진 친환경차 부문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54.8% 급증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국내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견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5조5986억 원, 1조2137억 원으로 모두 역대 최고치다. 전년 대비 각각 43.4%, 57.9% 증가했다.
포스코케미칼도 배터리 소재 사업 성장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3019억 원, 영업이익은 1659억 원으로 전년보다 66%, 36.3%씩 증가했다. 배터리 소재 사업이 총매출 58.7%를 차지하며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전자업계의 표정은 어둡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3조4673억 원, 3조551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2.5%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7% 급감했다.
원가 및 물류비 상승,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가전제품의 수요 부진 등이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자동차 호황에 힘입어 전장사업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 성장에 힘을 보탰다. LG전자 전장 사업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80조 원에 이른다.
LG디스플레이는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손실이 2조850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26조15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47%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는 “거시경제 환경 악화로 수요 부진이 심화되며 전방 산업의 재고조정 여파에 판매량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