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우리가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서 “ESG가 중요한 것은 알지만 기업들이 과도한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ESG 경영을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은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맛있고 좋은 음식이라고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체하기 마련”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손 이사장은 “우리는 양적으로는 세계 10위의 경제성장을 했고, 몸집은 어른이 됐다고 생각하지만 질적으로는 아직 여전히 미성숙한 개도국 시장 청소년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우리가 개도국 관행 제도를 계속 유지를 하면서도 선진국 대접을 받길 원하는 것 아닌가라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디스카운트 주요 원인으로 주주존중 관행 부족, 깜깜이 배당, 기업 지배구조개선 등을 꼽았고, 정책 지원과 기업 스스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 이사장은 “다행인 것은 분위기가 달라졌다”면서 “과거에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요청하면 기업 경영의 장애요인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펼쳤지만, 이제 기업 스스로도 ESG 경영이 국내외 투자자들의 주요한 판단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우리 기업들도 지속 가능한 경영의 지배 구조 개선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제 적극적인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서 우리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손 이사장은 “한국거래소도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포함한 ESG 수준 향상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다”면서 “상장 심사 단계에서부터 ESG 경영 여부를 면밀히 심사 중이며, 상장된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지 꼼꼼하게 노력을 확인하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공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작년 말 ESG 포탈을 오픈했는데, 투자자들이 많은 정보를 확인하고 도움받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ESG 우수한 기업들이 투자자들이 높게 선호되고 평가받는 그런 선진 투자 문화 조성을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