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6일 순방길 올라
일정 첫날부터 전 세계에 천연자원 약탈 경고
“아프리카 질식시키는 행동 멈춰라”
미사 집전 후 3일 남수단 이동 예정
지난달 3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를 방문했다. 교황은 무릎 통증 여파에 공항에서 휠체어로 이동했다. 공항에서 킨샤사 대통령궁으로 향하는 동안 교복 차림의 학생들을 비롯해 많은 인파가 교황을 열렬히 환영했다.
교황이 마지막으로 민주콩고를 방문한 건 요한 바오로 2세 시절인 1985년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네 차례 아프리카를 방문했지만, 교황으로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은 방문 첫날부터 아프리카와 세계에 강력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민주콩고 정부 관계자와 외교단이 모인 자리에서 “민주콩고의 거대한 광물과 천연자원은 창조의 다이아몬드”라며 “민주콩고에서 손을 떼라! 아프리카에서 손을 떼라! 아프리카를 질식시키는 행동을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 다이아몬드엔 탐욕이라는 독이 피로 얼룩져 있다”며 “전 세계는 수 세기에 걸쳐 이 지역 주민들에게 해를 끼친 재앙적인 행동을 인정하고 이 나라와 대륙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민주콩고 정부를 향해선 “가장 귀한 다이아몬드가 밝게 빛날 수 있도록 아동 노동을 종식하고 교육에 투자해 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아주 거대하고 생명력이 넘치며 아프리카의 횡격막인 이 국가는 복부를 강타당하는 것과 같은 폭력으로 숨을 헐떡거리고 있다”며 “우린 수십 년 동안 이 나라를 강타한 유혈사태에 익숙해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딘가에선 알려지지 않은 수백만 명의 죽음이 있다”며 “우린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AP는 “교황은 아프리카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이 가져온 의제에 정면으로 뛰어들었고 민주콩고 문제에 간섭하는 이웃 국가들을 비판했다”며 “교황의 강경한 발언은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번 순방길의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교황은 도착 몇 시간 후 식민주의와 민족 전쟁, 열악한 의료 서비스, 강제 이주, 기아 등 수많은 고통을 받는 이 나라에 대해 언급했다”며 “민주콩고의 수많은 문제가 이번 방문으로 해결될 순 없겠지만, 교황은 그런 문제들을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했다.
교황은 이달 5일까지 아프리카 일정을 소화한다. 1일엔 은돌로 공항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3일 남수단으로 건너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