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로 코로나’ 고수...유로존 리오프닝 수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미국과 중국을 제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유럽연합(EU) 통계청 유로스태트에 따르면 지난해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5%(연율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 경제성장률(2.1%)과 중국(3.0%)을 앞서는 것이다.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미국과 중국을 뜻하는 G2를 제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사실상 1974년 이후 처음이다.
그간 미국과 중국이 인구 측면이나 기술개발 측면에서 유로존 국가들을 앞섰기 때문이다.
유로존 국가가 지난해 경제성장률로 G2를 앞설 수 있었던 것은 상대적으로 전년 대비 기준으로 선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로존 국가 경제성장률은 유로존은 5.3%에서 3.5%로 위축되는데 그쳤지만, 중국은 2021년 8%에서 2022년 3%로 급격히 둔화했다. 미국도 5.9%에서 2.1%로 경제 성장 폭이 유로존보다 더 크게 둔화했다.
이에 대해 WSJ은 수십 년간 경제성장률이 기준으로 보통 중국, 미국, 유로존 순이었는데, 지난해는 코로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후 국가별 경제 재개 과정이 편차가 있었다고 짚었다.
중국 경제가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한 여파로 휘청거리다 뒤늦게 지난해 말에서야 봉쇄 정책을 폐기했고, 미국은 치솟은 인플레이션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유로존은 비교적 일찍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 엄격한 제한 없이 지난해 경제 재개 수혜를 누렸다. 2021년 팬데믹 여파가 워낙 커서 2022년 이에 대한 기저효과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유로존 경제의 G2 역전 현상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빠르게 경제 회복에 나서고 있지만, 유로존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4분기 뚜렷한 경기 둔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은 지난해 말 올해 중국 경제가 4.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유로존은 각각 0.4%, 0.2%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