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은 3.4%로 54년 만에 최저치
대규모 해고에 대한 관심 집중·계절 조정, 예측 실패 요인으로 지목
연준에는 고민거리…경제 연착륙 기대는 커져
미국 노동부가 전날 발표한 1월 비농업 고용은 51만7000명 증가했다. 이는 레피니티브 집계 전문가 예상치 18만5000명 증가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실업률도 전월의 3.5%에서 3.6%로 오를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추정과 달리 오히려 3.4%로 하락하며 1969년 5월 이후 5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 환경에 투자와 성장이 둔화하고 기업들이 비용 감축에 나서면서 일자리 증가세가 자연스럽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런 관측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기업 분석업체 라이트캐스트의 루차 반쿠드레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거의 모든 노동 경제학자들이 충격을 받았다”며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질문은 어떻게 물가상승률이 하락하는 국면에서 동시에 고용시장은 점점 더 강해지는지”라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런 불일치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요인을 지적하고 있다. WSJ는 그동안 대기업의 정리해고에 대한 언론보도에 너무 초점이 맞춰진 것이 고용시장의 실상을 파악하는 데 장애가 됐다는 일부 학자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1만8000명 이상의 근로자를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큰 숫자처럼 들리지만, 아마존 자체 직원 수 150만 명과 미국 전체 노동력 1억6580만 명에 비하면 작은 규모라고 WSJ는 설명했다.
메릴랜드대학의 피터 모리치 명예교수는 “이러한 정리해고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술회사에서 해고된 많은 사람이 새로운 일자리를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었던 것도 빅테크의 대해고가 전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라고 WSJ는 전했다.
계절 조정도 실제 고용상황과 예측의 괴리에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전년 12월 중순에서 1월 중순까지 고용 변동이 크게 일어나 1월 수치를 정확히 예측하기가 특히 어렵다는 것이다.
또 ADP의 넬라 리처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상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경제와는 달라서 계절 조정된 수치가 왜곡을 일으킬 수 있다”며 “경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려면 계절 조정 모델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고용시장의 수수께끼는 통화정책 정상화에 고심하는 연준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순기능도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일 새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단 한 번도 ‘고통’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여름만 해도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한 연준의 전면적 노력 결과로 ‘일부 고통(실업률 상승)’이 느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