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기조·업계 요청 화답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한국 금융사들의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다. 금감원의 해외 IR은 통상 수석부원장급이 참석하던 행사로, 원장이 직접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 혼자 싸우도록 할 수 없다"며 영업사원이 돼달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당부에 발맞춘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6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원장은 지난달 말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내달 런던에서 IR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을 당국이 지원해줘야한다는 업계 요청이 있었고, 안그래도 고민하고 있다고 화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은 간담회에서 "내수포화로 세계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제도적 도움을 줄 수 있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에도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한국의 감독제도를 설명하는 온라인 간담회를 가졌다.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서 관련 자리를 마련해줄 것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금감원의 적극적인 행보에 업계는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원장이 직접 해외투자자와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업계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금융중심지 런던에 직접 방문해 IR을 진행한 건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당시에는 수석부원장이 참여했다. 이번에는 원장이 직접 참여해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 해외IR은 수석부원장급이 참여하는 행사"라며 "원장이 직접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이 원장의 이같은 행보는 윤석열 정부 기조에 적극적으로 맞췄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해외 순방과 관련, "관계 부처는 한-UAE 투자 협력 플랫폼 구축 등 국부펀드 투자에 관련된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해 주시기 바란다"며 "저도 빠른 시일 내 수출전략회의와 규제혁신전략회의를 통해 이 사안을 직접 챙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순방기간 '1호 영업사원'임을 자임한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 대해서도 기업의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순방기간 만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제 사무실이 언제나 열려 있으니 한국을 방문할 때 편하게 찾아달라고 했고 애로 사항도 대통령에게 기탄없이 얘기해 달라고 했다"며 "국무위원들도 외국 기업의 애로 사항을 좀 많이 경청해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