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경험 부족·문화적 장벽 난관
국내 알짜 사들여 경영 정상화 중점
#지난해 도시바 인수전에 참여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MBK파트너스는 JIC와 미국계 PEF 베인캐피탈이 구성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형태로 앞서 지난해 9월 진행된 본입찰에 이름을 올지만, 10월 우선협상대상자에서 탈락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적격인수후보군(쇼트리스트)에 포함되지 못했던 MBK파트너스는 재기를 노렸지만,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글로벌 인프라 전문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1조 규모의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산업가스 생산설비 인수했다. 브룩필드는 원래 이번 거래의 차순위 후보였지만,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면서 최종 인수에 성공했다. 앞서 지난 4월에 진행된 본입찰에는 KKR, 브룩필드, 맥쿼리자산운용이 참여했다.
국내 대다수 PEF는 입으로는 글로벌 인수·합병(M&A)을 외친다. 하지만, 경영진의 보수적 성향과 낮은 정보력, 운용능력 부족 등 때문에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12일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PEF 운용사 등이 국내 기업을 인수·합병(M&A)한 딜의 규모는 520억1700만 달러(약 63조4191억 원)다. 이는 국내 M&A의 90% 수준이다. 하지만 해외 M&A사례는 쉽게 볼 수 없다.
토종 PEF의 글로벌 M&A가 왜 이렇게 부진한 것일까.
시장에서는 해외 딜 경험과 운용 능력 부재를 첫 번째로 꼽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해외 경험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고 했다.
해외기업 경영에 대한 부담감이 가장 크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PEF는 문화와 시스템이 다르고 경영체계가 선진화된 외국기업을 인수한 후 관리할 자신감이 크게 없다”고 진단했다.
경쟁 심화로 낮아진 운용 보수도 지적된다. LP(투자자)들이 ‘중위험·중수익’ 스타일의 보수적 투자를 선호하면서 수수료가 싸졌기 때문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의 토로다.
한편 올해도 토종 PEF 운영사는 광폭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 한 달만 벌써 약 9억 달러의 자금을 M&A 시장에 쏟았다. 지난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기관전용 사모펀드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모아 활동을 독려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장은 업계에 “자본시장 중심의 기업 구조 개선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부탁한다”며 “국내 기업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