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이 원점에서 재검토 된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대표 선임 과정에서 불투명성을 지적하자,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 선임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회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차기 대표이사 후보 재공모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안건은 구 대표를 단독 후보로 추천한 기존 선임 절차를 백지화하고, 처음부터 후보 선정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내용이다.
만일 재공모 안이 의결되면 공모를 통해 현재 선임 절차를 백지화하고 후보자 선정 과정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다. 구 대표도 새롭게 시작되는 공모 절차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하려 했으나, 구 대표가 경선을 ‘역제안’하며 다시 후보심사를 진행했다. 구 대표는 두번째 심사에서도 단독 후보로 낙점돼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연임안 통과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구 대표의 연임에 반대하고 나서며 상황이 달라졌다. 주주명부 폐쇄일(지난해 12월 27일) 기준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0.13%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KT 이사회 발표가 난 지 약 3시간 만에 보도자료를 내고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금융위원회 업무 보고에서 "소유분산기업의 스튜어드십 코드가 작동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이날 오후 기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비공개로 진행되는 ‘코퍼레이트 데이’(corporate day)에 참석해 회사 실적과 경영 방향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있다. 그러나 이날 이사회의 CEO 재공모 방안이 논의되면서 코퍼레이트 데이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