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부터 암울한 한국 경제…하반기도 '미지수'

입력 2023-02-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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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중국 경제 회복 여부에 달려…"중국 성장률 하락 시 한국도 감소"

▲지난달 3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올해 상반기 우리 경제의 경기둔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1월 수출도 반도체 업황 악화로 4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한 가운데, 하반기 또한 중국 경제 등의 변수가 많아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의 상반기 성장률을 기존(1.4%) 전망치보다 0.3%포인트(p) 낮은 1.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치를 낮춘 주요 원인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다. KDI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는 단기적으로 감염병의 급속한 확산세와 그에 따른 중국경제 위축을 동반해 올해 상반기 우리 경제의 성장세는 기존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KDI는 7일 발표한 '2023년 2월 경제동향'에서도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감소 폭이 확대되고 내수 회복세도 약해지면서 경기둔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1월 경제동향에서는 경기둔화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지만, 이달 경제동향에서는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더욱 어두워진 진단을 내놓은 것이다.

최근 예상보다 더욱 가팔라진 경기둔화세로 주요 기관들도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최근 '경제동향과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1.9%에서 0.4%p 낮춘 1.5%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글로벌 경기둔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이를 극복할 국내 성장모멘텀은 부재함에 따라 저성장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불황 국면에 진입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또한 지난달 '세계 경제 전망(WEO) 수정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7%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10월 발표한 전망치(2.0%)에서 0.3%p 내린 수치다. 금리인상으로 인해 소비·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 부진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 복합적인 위기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 부진도 심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새해 첫 달인 지난달 수출액은 462억7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554억6000만 달러)보다 16.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력 제품인 반도체 수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4개월째 감소세가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액은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위축으로 1년 전보다 44.5% 급감한 60억 달러에 그쳤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 달러의 월간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우리 경제가 상반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반등하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올해 상반기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위축 등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 경제 및 반도체 업황 개선 등으로 우리 경제도 점차 회복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도 중국경제 회복 등 불확실성이 많아 성장세가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KDI는 "하반기 경기 반등의 주요인이 중국경제의 회복이라는 점에서 향후 중국에서 감염병 확산이 충분히 제어되지 못하거나 중국의 부동산시장 하강이 경기에 파급되는 경우, 수출 회복이 지연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유엔 산하 기구들이 발표한 '2023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 경제사회처(UN DESA)는 중국 성장률이 1%p 하락할 경우 동아시아·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성장률도 0.06∼0.41%p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은 0.2%p 중반대의 성장률 감소를 겪을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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