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 배경은 고정비 인상…“전기자전거 시장 확대 전망으로 수익성 개선 기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자전거업계가 지난해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국내 자전거 업계 1·2위인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 모두 적자로 전환했다.
11일 자전거업계에 따르면 삼천리자전거의 지난해 연간 기준 매출 1162억 원, 영업이익 1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 8.6%, 89.4% 감소했다. 알톤스포츠는 지난해 매출 513억 원, 영업이익은 2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9.4% 줄었다.
두 업체 모두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각 44억 원, 7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삼천리자전거가 43억 원, 알톤스포츠가 4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자전거업계의 수익성 악화 배경에는 원자재를 비롯한 운송비 등 고정비 인상이 있다.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는 지난해 손익구조 변동 원인으로 ‘환율 상승으로 인한 매출원가 상승’을 꼽았다.
실제 삼천리자전거의 지난해 3분기 매출원가는 지난해 동기 대비 약 29억 원 늘어난 232억 원을 기록했다. 알톤스포츠도 106억 원으로 31억 원 늘어났다. 자전거 원자재인 알루미늄과 스틸, 카본 등은 원자재 수급난과 수입부대비용 상승으로 평균 15% 이상 늘었다고 업계는 전했다.
소비위축도 실적 감소를 견인했다. 성수기인 지난해 2분기에도 삼천리자전거는 매출과 영업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7%, 48.3% 줄었다. 알톤스포츠도 각각 4.7%, 16.9% 감소했다. 이런 소비위축은 3분기까지 진행됐다. 자전거와 유모차를 주력을 판매하는 삼천리자전거의 올해 3분기 상품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 감소했다.
문제는 올해 실적이다. 코로나19 이후 겹악재 속에서 전기자전거 외 수익성을 낼 수 있는 뚜렷한 사업 아이템이 없다는 것이 자전거업계의 한계다. 자전거업계 관계자는 “자전거 판매만으로 실적이 오락가락하니 내부에서도 사업전환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지만 뚜렷한 사업 아이템은 아직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삼천리자전거는 올해 전기자전거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규제 완화 및 기술 고도화 등의 요인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봤다. 알톤스포츠는 자전거 외 폐배터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