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에 한 번 사용했어요, 상태 좋습니다”
졸업·입학 시즌을 앞두고 치솟은 꽃값에 ‘꽃다발 중고거래’가 활발해 지고 있다.
지난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졸업식에서 받은 꽃다발을 되판다는 글들 수십 개가 올라왔다. 생화부터 비누꽃, 프리저브드 꽃다발까지 다양한 꽃다발이 5000원~2만 원가량의 가격으로 게재됐다. 이들은 “졸업식에 받은 꽃다발이다. 깨끗하게 사용했다”, “사진만 찍고 보관 중이다”라며 게시글을 올렸고, 하루이틀새 대부분 거래를 완료했다.
생화 꽃다발 중고거래가 활발해진 건 꽃값이 ‘금값’이 된 영향이 크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4~10일 서울 양재동 aT 화훼공판장에서 장미 경매가격은 1단에 하루 평균 1만2733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6894원)보다 84.7% 오른 가격이다.
꽃다발을 만들 때 흔히 사용되는 안개꽃도 1단에 하루 평균 1만 3072원을 기록하며 지난해(9150원)보다 42.9% 뛰었다. 비교적 싼 가격에 판매되던 봄꽃 프리지어도 역시 1단에 하루 평균 경매가격이 2705원으로 전년(2072원) 대비 30.6% 올랐다.
도매가가 오르면서 소매가도 영향을 받았다. 팬데믹 기간 비대면으로 이뤄지던 졸업·입학식이 일제히 대면으로 전환하면서 꽃 수요가 증가한 데다 연초부터 난방비와 기름값이 올라 생산비가 크게 올랐다. 오피넷(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시설 농가가 하우스 난방에 사용하는 면세등유 가격은(2월 8일 기준) 리터당 1264.33원으로, 1년 전 968.64원에 견줘 30.5%나 올랐다.
일각에서는 난방비 인상이 시설원예 농가의 경영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 어버이날·스승의날 등이 있는 5월께에는 꽃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