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내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량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도 최초 분양가보다 내린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이 붙은 거래가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아파트값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고, 고금리 상황까지 겹치면서 금융 부담이 커지자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빠르게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15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경기 내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총 41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248건 대비 약 65% 증가한 수치다. 이달은 현재까지 93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달 지역별 거래량을 살펴보면 부천시가 65건으로 가장 많았다. 부천시에 이어 △양주시 43건 △용인시 37건 △광주시 34건 △화성시 33건 △양평군 23건 순이었다.
부천시의 경우 범박동 ‘부천 일루미스테이트’에서 거래가 집중됐다. 이 단지 전용면적 59㎡형 분양권은 지난달 4억491만 원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 최고가 기준 최초 분양가가 4억3000만 원이었다는 것을 고려해보면 2509만 원 낮은 가격에 팔린 셈이다.
또 이 단지 전용 84㎡형 입주권은 지난달 4억2700만 원에 직거래 됐다. 이 평형 최고 분양가가 5억4220만 원이었는데 약 1억 원 가격을 내린 것이다.
이는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 금리 부담까지 커지면서 기존 집을 처분하고 이동하기가 힘들어진 수요자들이 분양받을 매물을 내놓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장에서는 현재 마피 및 무피 매물이 대부분 소진되면서 최근 하락거래는 줄고 있다는 평가다. 인근 A공인중개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마피 위주로 거래가 많았는데 지금은 잠시 소강상태”라며 “몇몇 집주인들은 프리미엄도 다시 붙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전용 59㎡형은 현재 웃돈이 5000만~7000만 원가량 붙은 매물들이 쌓여 있었다.
시흥시에서는 장곡동 ‘유승한내들 퍼스트파크’ 단지에서 대규모 분양권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이 단지는 지난달부터 이달 현재까지 61건이 거래됐다.
이 단지 전용 84㎡형은 지난달 4억1790만 원에 중개거래된 바 있다. 해당 평형은 2019년 분양 당시 최고가 기준 4억3650만~4억403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와 비교하면 최대 2240만 원 낮게 거래된 것이다. 이곳은 분양 당시 전매제한이 3년으로 묶여 있었는데 규제가 풀리면서 거래가 증가했다.
이외에도 경기 화성시 반월동 ‘신동탄 포레자이’ 전용 84㎡형 분양권은 지난달 5억4802만 원에 중개거래로 팔렸다. 이는 해당 평형 최고 분양가 대비 약 1200만 원가량 떨어진 금액이다. 이 단지는 앞서 2020년 4월 분양 당시 평균 경쟁률이 30.2대 1에 달할 정도로 수요가 쏠렸다. 2021년 4월에는 분양권이 8억5000만 원에 신고가로 거래되기도 했다.
서울 역시 입주를 코앞에 앞둔 단지 중심으로 입주권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 달 입주를 시작하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전용 59㎡형 입주권은 지난달 17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 입주권은 2021년 21억5390만 원에 팔린 바 있는데 2년 새 4억390만 원 몸값을 내렸다.
양지영 양지영R&C소장은 “그간 경기에는 공급이 꽤 많이 있었는데 금리가 높아지고, 주변 아파트값도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분양권과 입주권이 무피나 마피 위주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도 입주 물량이 늘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철저히 입지와 상품에 따라 희비가 크게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