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견 건설사들 중심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일반 정비사업보다 상대적으로 사업 규모가 작아 중견 건설사들의 텃밭으로 꼽힌다. 현장에서는 일찌감치 물밑에서 일감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16일 본지 취재 결과 서울 강북구 미아동 미아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은 14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재입찰공고를 냈다. 이 사업은 서울 강북구 미아동 90-45번지 일대를 개발해 지하 2층~지상 15층, 5개 동, 206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앞서 이곳은 지난해 7월 첫 현장설명회를 진행하고 첫 시공사 선정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설명회에는 △자이S&D △대방건설 △화성산업 △에이스건설 △일성건설 △남광토건 △동문건설 △산이건설 등 8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조합 관계자는 “작년 1차 시공사 선정 당시에는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며 “최근 몇몇 건설사들이 찾아오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22일 2차 현장설명회를 열고, 다음 달 15일 입찰을 마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구역 인근에 있는 미아3구역 역시 시공사 선정에 한창이다. 조합은 이날 입찰을 마감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은 미아동 767-51번지 일대 9489㎡를 개발해 지하 2층~지상 10층, 268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한다.
미아3구역은 앞서 지난달 26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는데 당시 △코오롱글로벌 △KCC건설 △두산건설 △대방건설 △동부건설 △대보건설 △청재종합건설 등 7개 건설사가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쏠렸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이란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구역에서 가로를 유지하면서 아파트를 짓는 소규모 정비사업을 말한다. 기준 면적은 1만㎡ 미만이어야 하고, 기존주택의 가구 수는 공동주택의 경우 20가구, 단독주택의 경우 10가구 이상이어야 한다. 통상 일반 정비사업 대비 규모가 작아 중견 건설사들의 텃밭으로 꼽혔다. 다만 지난해에는 정부의 본격적인 재건축 규제 완화가 있기 전 대형 건설사도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입지가 좁아지기도 했다.
그러다 최근 정부가 안전진단,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본격적으로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일반 정비사업으로 다시 눈길을 돌리는 추세다. 이에 소규모 정비사업 시장에서 중견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도 다시 느는 모양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보통 대형 건설사는 규모가 있어 대형 정비사업을 위주로 수주하는데 그간 규제가 심하다 보니 소규모 정비사업 시장까지 넘어왔다”며 “다만 최근 정부가 정비사업 규제를 풀어주는 분위기다 보니 소규모 정비사업 시장에서 다시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중견 건설사들의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DL건설은 11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 면목역6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앞서 지난해에는 2구역과 4구역도 따내면서 면목동 일대에서만 792가구를 공급하게 됐다.
대보건설은 올해 경기 부천시 고강동에서만 2두 건의 가로주택 정비사업 수주고를 올렸다. 지난달 6일 새보미아파트, 이달 4일 삼우3차 아파트 시공권을 각각 확보했다.
또 다른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참여할 수 있는 가로주택 정비사업 현장설명회는 다 참여하고 있다”며 “입지나 규모가 적정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히 입찰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