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사 독재정권, 흉포한 탄압의 칼춤에 정신 팔려" 맹비난
與 "권성동처럼 불체포특권 포기해야"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한 다음 날인 17일 정부 규탄에 총공세를 펼쳤다. 이 대표는 검찰의 구속영장을 반박하는 자료 배포에서부터 규탄대회 개최까지 적극 대응에 나섰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야당 탄압과 결부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고 단일 대오로 검찰에 맞서자는 뜻으로 읽힌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현역 의원, 지역위원장, 핵심 당원 등 자체 추산 3000여 명이 참여한 ‘윤석열 정권 검사독재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검사 독재정권은 무도한 법치 파괴로 국민의 삶을 발목 잡고 외면하고 있다”면서 “저들이 흉포한 탄압의 칼춤에 정신이 팔려있을지라도 저와 민주당은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정권을 향해선 “촛불의 강물이 정권을 끌어내릴 만큼 국민은 강하다. 국민과 역사를 무시하지 말라”면서 “그깟 5년 정권이 뭐 그리 대수라고 이렇게 겁이 없는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그 출발”이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경쟁자였던 자신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규탄대회에 앞서 열린 긴급 연석회의에서도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검찰 수사를 두고 “개인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헌정질서 파괴이자 민주공화국의 전도”라며 “우리가 싸우는 것은 이재명을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곧추세우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연석회의에서 당 의원들과 원외 지역위원장들에게 검찰 구속영장의 주요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한 20쪽 분량의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자료에는 각 국회의원·지역위원장들에게 보내는 2쪽 분량의 편지글도 포함됐다.
친전에서는 “‘유권무죄 무권유죄’, 끝을 모르고 이어지는 보복 수사에 힘들고 괴로울 때가 많다”며 “그러나 제 부족함으로 인한 대선 패배가 초래한 일이기에 모두 감수하고 당당히 맞서겠다”고 적었다.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에는 “김성태 전 회장이 송금했다는 500만 달러는 쌍방울의 자체 대북 사업권 획득을 위한 로비 자금”이라며 “경기도의 남북교류협력기금이 384억 원이나 있는데 방북 비용 대납을 개인에게 요구할 이유가 없고, 북에서 방북 초청도 없었는데 돈을 줬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성남시 도시계획에 맞춰 준주거 용지로 바꿔주고 대신에 1000억 원대 벤처 용지 약 8000평을 시가 기부받았다”고 해명했으며, 정자동 호텔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경우 “유휴 시유지를 호텔 유치를 위해 임대했고, 대부료는 조례에 1% 이상으로 돼 있는데 1.5%로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적극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체포동의안 표결이 꼽힌다. 이탈표를 방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당 소속 의원 대부분은 체포동의안에 표결에 부쳐져도 부결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반면, ‘불체포 특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5선 이상민 의원은 검찰의 수사가 부당하면서도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자진해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결을 벼르는 민주당에 국민의힘은 ‘가결’을 압박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 수사를 받을 당시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영장실질심사를 받아 영장이 기각됐던 사례를 언급하면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가) 당당하다고 하는데, 우리 국회에서 나는 당당하니까 제대로 된 사법 판단을 받겠다고 한 분이 우리 당 권성동 의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도 법조인이니까 본인의 억울함을 국회의 불체포특권 방탄에 숨어 해결하려 할 게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법원 영장심사에 응해서 본인의 무고함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본회의 협상 상황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 "민주당으로부터 23일과 24일 제안받은 상태"라며 "23일~24일로 할 건지 24일~27일로 할 건지 원내수석부대표들 간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