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애플‧구글’…빅테크株에 美 큰손 매수세↑
테슬라 바닥 찍자 서학개미‧큰손 모두 ‘줍줍’
글로벌 큰손들이 지난해 4분기 반도체주는 팔아치우고, 빅테크주와 테슬라는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서학개미(해외 주식투자자)가 주목하는 종목이 많아 눈여겨볼 필요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21일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 보유현황 보고서(13F)에 따르면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4분기 보유하고 있던 TSMC 5177만 주를 대량 매도했다.
이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해 3분기에 산 TSMC 주식의 86%를 팔아치워 사실상 ‘단타’를 한 셈이다. ‘장기 투자’로 유명한 버핏의 이례적 행보기도 하다.
‘돈나무 언니’ 캐시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는 같은 기간 글로벌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 약 86만 주를 매도했다. 이는 아크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엔비디아 주식 중 62%에 이르는 물량이다.
기관투자자들의 이 같은 행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상장지수펀드(ETF)나 TSMC 등에서 매수세가 두드러지는 서학개미의 투자전략과 대조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반도체주 전망이 밝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버크셔 해서웨이가 4분기 중 TSMC 주식을 팔고 애플로 갈아탔다는 것도 뭔가 기분이 좋지 않다”며 “전자기기 소비는 전년 대비 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GPT 열풍으로 주가는 올랐지만,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아직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빅테크 관련주에 대해서는 서학개미와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였다.
래리 핑크가 이끄는 글로벌 자산 운용사 블랙록은 지난해 3분기 △마이크로소프트(1320만 주) △아마존(1259만 주) △애플(896만 주) △구글(447만 주) 등을 집중 매수했다. ‘헤지펀드의 대부’로 알려진 조지 소로스의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도 같은 기간 구글을 74만 주 사들였다.
애플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블랙록뿐만 아니라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IB)도 애플을 각각 464만 주, 259만 주가량 사들였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 내 비중 1등은 애플로, 비중이 40%에 달한다. 지난해 4분기에도 버크셔 해서웨이는 애플을 약 33만 주가량 추가 매수했다. 정보통신(IT) 기업 투자를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버핏의 가치관과 대조적인 행보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테슬라 매수세도 눈여겨볼 점이다.
아크인베스트먼트는 지난 4분기 테슬라를 54만 주 매수했고,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는 25만 주를 사들였다. 지난해 4분기부터 이날까지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위가 테슬라인 양상과 비슷한 모습이다.
이들은 테슬라를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분기 초만 해도 ‘이백슬라’를 유지하던 테슬라가 100달러대도 위태로울 정도로 급락했었기 때문이다.
한편 13F는 분기 마지막 날로부터 45일 이내에 제출하도록 규정돼 있어 일반적으로 마지막 날인 45일째 제출한다. 이에 현재 기관 투자자들의 주식보유 현황과 시차가 있을 수 있어 투자 참고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