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거래소 경쟁 필요하지만, ‘바이낸스 위기→시장 위기’ 우려도
전문가, “파장 크겠지만, STO·DEX 등 대안시장으로 이동할 것”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비트코인(BTC) 현물 거래량 점유율이 98%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 전체에 바이낸스가 끼치는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는 수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미 규제 당국이 바이낸스를 향해 연이어 규제의 고삐를 당기는 상황이라, 일각에서는 바이낸스의 위기가 시장 전체의 위기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 거래소의 비트코인 현물 거래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바이낸스가 지난해 7월 도입한 수수료 면제 정책으로 인한 ‘워시 트레이드’가 거래량을 부풀렸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전에도 점유율이 50%를 넘겼던 점이나, FTX 파산 사태로 거래소 지형이 변화한 점 등을 미루어볼 때 바이낸스의 시장 전체 영향력을 보여주는 수치라는 게 중론이다.
이에 대해 19일(현지시간) 크립토퀀트 퀵테이크 저자 마툰(Maartunn)은 그래프와 함께 “바이낸스가 가상자산 시장 전체 현물 거래의 98%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바이낸스의 중앙화 특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며, “건강한 시장을 위해서는 여러 거래소가 서로 경쟁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이 같은 점유율을 가진 바이낸스가 몰락할 경우, 가상자산 시장 전체가 몰락하는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그는 “바이낸스 자체는 신뢰할 수 있지만, SEC의 규제나 해커와 같은 외부 위험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바이낸스는 최근 미국 규제 당국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 미 법무부는 자금 세탁 방지법 위반 혐의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도 미국 고객에게 미등록 파생상품 제공 혐의로 바이낸스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소식이 전해졌던 지난해 12월에는 하루 만에 바이낸스에서 약 16억 달러(약 2조)의 출금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패트릭 힐먼 바이낸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회사는 당국과 협력하고 있고, 그 결과는 벌금일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조사 결과에 따라 자금 세탁 등 관련 리스크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뉴욕금융감독청(NYDFS) 역시 바이낸스를 정조준하고 있다. 12일 SEC는 스테이블코인 바이낸스USD(BUSD)를 발행하는 팍소스에 기소전 해명을 요구하는 사전통지서(웰스 노티스)를 전달했다. NYDFS도 팍소스에 BUSD 발행 중단을 명령했다. 이때 역시 하루 동안 8억 달러(약 1조)가 넘는 자금이 출금됐고, BUSD 가격도 잠시 흔들렸다.
BUSD의 페깅이 깨지지 않아 대규모 뱅크런에 대한 우려는 줄었지만, 공급량은 7일 만에 160억 달러에서 128억 달러까지 추락했다. 팍소스가 내년 2월까지만 BUSD의 상황을 지원한다고 밝혔고 바이낸스 CEO 역시 일부 BUSD 거래쌍 지원을 종료하겠다고 밝힌 만큼, 일평균 거래량의 약 677억 달러 중 72억 달러(약 10%)를 차지하는 BUSD 관련 거래가 줄어듬에 따라 바이낸스에 큰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윤석빈 서강대 정보통신대학원 특임 교수는 “여러 리스크로 바이낸스가 흔들린다면, 세계 2, 3위였던 FTX보다 그 파장이 훨씬 크고 오래갈 것”이라면서도, 시장 전체가 몰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바이낸스에 실제 위기가 오더라도, 작용 반작용처럼 대안 시장으로 에너지가 옮겨갈 것”이라면서, “그 방향성은 기존 금융과 융합한 STO(증권형 토큰)같은 영역이 될 수도 있고, 아예 탈중앙화된 디파이나 DEX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