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0.25%p 인상에 동의했지만
0.5%p 소수의견도 있어 투자자 불안 커져
10년물 국채 금리 다시 4% 근접
파생상품 거래자들, 최종금리 5.25% 상회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 본색이 시장 기대와 달리 한층 짙어졌다. 연준은 이달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종전 0.5%포인트(p)에서 0.25%p로 줄였지만, 막상 FOMC 의사록을 열어보니 분위기는 달랐다. 긴축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미국 국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다시 주식시장을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2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 대부분은 0.25%p 인상을 찬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거의 모든 위원은 0.25%p 인상이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며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율이 2%까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줄 때까지 제한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위원들은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정책 전망을 형성하는 핵심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언급했다”며 “많은 위원은 충분히 제한적이지 않은 정책 기조가 인플레이션 압박 완화에 대한 진전을 늦출 수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에 뉴욕증시는 하락했지만, 의사록이 어느 정도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이라는 점에서 하락 폭은 크지 않았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3월 21~22일 열리는 FOMC로 향하고 있다. 현재로선 연준이 3월에도 금리를 0.25%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가장 유력하다.
변수가 있다면 의사록에 담긴 소수의견이다. 의사록에는 “일부 위원은 0.5%p 인상을 선호하거나 지지한다고 밝혔다”는 문구도 명시됐다. 소수의견이 현실이 된다면 피벗(정책 기조 전환)을 기대하는 시장의 예측과 전혀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
연준의 긴축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당장 미국 국채 금리는 주식시장을 다시 압박하기 시작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근 한 달간 상승하며 다시 4%에 근접했다. 이날 3.922%로 마감하며 지난달 저점(3.374%)과 지난해 종가(3.826%)를 웃돌았다. 전날에는 3.96%까지 치솟으며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5년물 금리는 4.151%에 마감했다. 이 밖에도 기준금리 변경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지난달 저점인 4.076%에서 4.697%까지 상승한 상태다.
FHN파이낸셜의 짐 보겔 투자전략가는 “연준 위원들이 2025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약 3%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3월 말 있을 FOMC 회의까지 트레이더들은 계속되는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생상품 시장 참여자들은 올여름 미국 최종 기준금리가 5.2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한 달 전만 해도 4.9%를 제시했다.
루퍼LLP의 매트 스미스 이사는 “시장은 과거 금리가 정점에 가까워지자 ‘연준의 금리 경로를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최근 2~3주 동안 상황이 역전됐다”며 “지표는 여전히 경제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