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소·중견 기업들의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이들 기업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최대 반 토막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이 100% 넘게 빠지는 곳도 나타났다. 디스플레이 관련 소부장 업계에선 이런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26일 본지가 디스플레이 관련 소부장 업체들의 지난해 실적 발표를 분석한 결과 디스플레이 장비 관련 기업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디스플레이용 LED(발광다이오드)를 제조하는 서울반도체의 매출액은 1조1105억 원(잠정치)으로 전년 대비 14.60%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32.9% 감소한 207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서울반도체는 시장악화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라고 설명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활황을 지난 디스플레이 산업은 최근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지난해 2조 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지난해 4분기에만 80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소부장 기업의 실적은 고객사의 실적과 직결된다. 따라서 최종 제품 생산자의 실적이 악화하면 1·2차 공급사들의 실적은 말할 것도 없다.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용 광학필름 제조와 판매를 하는 신화인터렉도 매출액은 18.30% 감소해 2021억 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27억 원 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디스플레이 검사장비를 공급하는 영우디에스피는 매출액은 37.80%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액이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나는 최소 규모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밖에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을 공급하는 상보는 매출액이 50% 수준으로 축소됐고, 영업이익도 20.1% 줄었다. 디스플레이 오염제거 장비 기업 디바이스이엔지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1.80%, 62.70% 줄었다.
디바이스이엔지 관계자는 “2020~2021년 사이 고객사들의 투자가 늘면서 실적도 좋아졌지만, 지난해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디스플레이 산업 하락 사이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부문에 편중된 매출 비중을 줄이기 위해 다른 사업의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