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 톡!] 오피스 빌런, 조직은 어떻게 대응하여야 할까?

입력 2023-02-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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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영 노무법인 해답 서울지사 대표 노무사

최근 ‘오피스 빌런’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면서 해당 명칭을 가진 예능 프로그램까지 편성되고 있다. 오피스 빌런이란 회사(office)+악당(villain)의 합성어로, 직장인 악당이라는 뜻을 가진다. 의미가 얼핏 귀엽게 들릴 수 있으나, 조직 내에서 많은 법률 이슈와 결부된 사회적 문제로 조직의 입장에서 큰 걱정거리로 존재한다. 오피스 빌런의 행위는 회사에서 동료를 괴롭히거나 힘들게 하거나, 함께 일을 할 의욕을 꺾어버리는 행위 등으로 조직이 유의해야 할 유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겉으로는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는 것으로 보이나 억지주장과 과도한 요구를 하며 고발을 남용하는 케이스다. 조직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나 성희롱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갈등이 없었음에도 과장, 허위신고를 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이때 조직이 고려하여야 할 사항은 피해자 존중의 원칙을 기반으로 하되, 피해 주장자의 요구가 업무상 적정범위와 고도의 개연성을 갖추고 있는지를 면밀히 파악하여 만일 이를 충족하지 않는 경우 공정성에 입각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안의 진위가 모호할 경우 보수적으로 대응하되, 사실조사가 끝난 후 결론을 내리고, 객관적인 조사가 종결되기 전까지는 행위자로 지목된 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를 보류하고 보수적이고 안전한 징계의 수위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조사결과 악의적인 목적을 가진 허위주장 등으로 판단된 경우 신의성실 원칙 위반에 따른 신고인에 대한 적절한 인사조치를 행하여 조직 내 질서유지 사내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업무 중 심한 질책, 고압적 말투, 팀원 따돌림 등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 행위가 상습적으로 행해졌을 때, 사건 조사 및 처리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가해자에 대하여 확정적 징계가 아닌 즉시 잠정적 인사처분인 대기발령 조치를 취하여 피해자를 보호하고 사내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는 부당징계 등의 법률분쟁과도 연결될 수 있는데 직장 내 괴롭힘의 사실행위가 인정되는 경우 조직은 ‘정직 2주’에서 ‘정직 6개월’ 내지 ‘해고’까지의 중징계 양정을 고려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내려지는 경우 처벌에 대한 고도의 개연성은 회사가 입증하여야 하기에 신고행위 중 애매한 사안은 징계판단의 사유에서 제외하고 높은 수준의 입증이 가능한 사안을 위주로 징계 사유를 특정하여 보수적인 징계 조치를 내릴 필요가 있다. 이후 노동위원회에서 피해자 및 참고인의 직접 증언 및 직접증거 등이 해당 징계의 적법성 판단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명확한 입증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늘 자리를 비우거나 문제 발생 시 주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유형이 있다. 이 경우 상급자 단독평가가 아닌 다면평가를 활용하여 문제 행위를 평가에 반영할 수 있다. 다면평가란 상사뿐 아니라 동료와 부하들이 매긴 점수를 평가에 함께 반영하는 제도로 주변 동료가 작성한 평가를 반영시킨 행동계획을 작성 및 실시하여 직접적인 행동개선을 촉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조직은 문제 행동을 예방·억제하는 교육, 캠페인의 방향성 구축, 그러한 직원 채용을 피할 인재채용 전략의 고민, 이슈대응 과정에서의 담당자의 직무 스트레스 극복방안 마련 등 다양한 방면의 관리상 이슈를 인사·노무·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고민하여야 하며, 단발적인 대응책이 아닌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대응관리를 통해 조직의 대내외적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오수영 노무법인 해답 서울지사 대표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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