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임원 비중 10%에 그쳐…대기업 16곳은 여성 임원 ‘0명’

입력 2023-03-0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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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269곳 여성 임원 10%…여성 선임 기업 56%
대기업 16곳은 자본시장법 개정에도 여성 임원 ‘0명’
여성 임원 87%는 사외이사…나머지 대부분 오너 일가

▲500대 기업 중 상장 기업 269곳의 여성 임원 비중이 2월 말 기준 1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500대 기업 상장사 이사회 여성 임원 수 추이 (사진제공=CEO스코어)

500대 기업 중 상장 기업 269곳의 여성 임원 비중이 2월 말 기준 1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16곳에서는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여성 임원을 선임하지 않고 있었다.

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월 말 기준 500대 기업 중 상장사 269개의 이사회 구성원 중 여성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임원 1811명 중 181명(10.0%)이 여성 임원으로 집계됐다.

여성 임원 수는 2019년 말 51명(전체 1710명 중 3.0%)에서 크게 늘어났으나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여성 임원을 선임한 기업은 269곳 중 151곳(56.1%)으로 조사됐다. 2019년 말 조사 대상 258곳 중 42곳(16.3%)에 비하면 109곳(259.5%) 늘어난 수치다.

여성 임원 선임 기업은 2020년 말에는 260곳 중 63곳(24.2%), 2021년 말에는 267곳 중 102곳(38.2%)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CEO스코어는 이러한 추세를 2020년 2월 개정된 자본시장법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개정 자본시장법은 제165조의20(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에서 최근 사업연도 말(2021년)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법인은 이사회 이사 전원을 특정 성별로만 구성하지 못 하게 했다. 법률 개정 이전인 2019년 말에는 여성임원을 선임하지 않은 기업이 258개 기업 중 216개(83.7%)에 달했다.

그러나 이러한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 기업 143곳 중 16곳은 올해 2월 기준 이사회에 여성 임원을 단 한 명도 선임하지 않았다.

HMM, 두산에너빌리티, 아시아나항공, 케이씨씨, HDC현대산업개발, 한국항공우주, 두산밥캣,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에스디바이오센서, 넥센타이어, 한진, KG스틸, 코오롱글로벌, 대한해운, 삼양사, 메리츠증권 등 이에 해당한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모회사인 메리츠금융에 완전자회사로 편입돼 오는 4월 상장 폐지될 예정이다.

반대로 여성 임원을 적극적으로 선임하는 기업도 있었다. 자본시장법 개정 이전부터 여성 임원을 선임한 기업은 40곳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스오일(S-Oil) 등이 있다.

이사회에 여성 임원이 가장 많은 곳은 10명 중 5명을 선임한 한국가스공사였다. 이 밖에 서희건설이 11명 중 4명, 크래프톤이 5명 중 3명, 기아 9명 중 2명, 삼성전자 11명 중 2명 등으로 여성임원 비중이 높은 기업으로 조사됐다. 여성임원을 2명 선임한 곳은 21곳이었고, 현대자동차 등 127곳은 1명의 여성임원을 선임했다.

여성 임원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지만 대부분이 사외이사라는 한계가 드러났다.

2월 말 기준 조사대상 기업 중 남성 이사는 사내이사(기타비상임이사 포함)가 817명(50.1%), 사외이사가 813명(49.9%)으로 비중이 비슷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사외이사가 158명(87.3%)이고, 사내이사는 23명(12.7%)에 그쳤다. 여성 사내이사 23명 중에서는 절반 이상인 15명(65.2%)이 오너 일가였다. 전문 경영인은 8명(34.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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