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피가 2400선 언저리에서 공방하며 옆걸음 하고 있다. 투자 난도가 높아지면서 상승장뿐만 아니라 하락장에서도 양호한 수익률을 낸 중소형 펀드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2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국내주식형 펀드 968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0.50%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9.88% 상승했지만, 최근 국내 증시가 답보 상태에 빠지자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중소·벤처기업 등을 담은 펀드들은 고공 질주하고 있다.
개별 펀드별로 살펴보면 △TIGER 코스닥150레버리지ETF(19.81%) △HANARO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ETF(19.73%)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ETF(19.71%) △KOSEF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ETF (19.69%) 등이 시장을 크게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코스닥두배로증권펀드, 삼성코스닥150 1.5배레버리지 등도 같은 기간 각각 19.50%, 14.83%(S클래스 기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나 펀드 외에도 중소형주를 담은 펀드도 선방하고 있다. 현대자산운용의 현대강소기업펀드(S클래스)도 지난 1개월간 7.59%, 브레인코스닥벤처펀드(A클래스)는 7.12% 뛰었다. 우리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우리중소형고배당펀드(S클래스)도 5.98% 오르며 코스닥 수익률(5.41%)을 뛰어넘었다.
중소형 펀드의 경우 상승장뿐만 아니라 지난해 하락장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내며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해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국내외 증시가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서 중소형 액티브 펀드는 두 자릿수 수익률을 냈다. 브레인코스닥펀드의 1년, 2년 수익률은 각각 16.30%, 21.72%였고, 현대강소기업펀드는 15.90%, 24.0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9.39%, -17.73%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현대강소기업펀드를 운용하는 유명상 주식운용1팀장은 “주도 업종 내 핵심 중소형주를 편입함으로써 핵심주와 비핵심주와의 차별화된 수익률을 누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며 “금리 상승 구간 밸류에이션 할인이 컸던 성장주에 대한 비중을 확대했고, 업종별로는 △엔터 △미디어 △인터넷 △테크(로봇) 등을 통해 미래 성장 가능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장 전반에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는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소형주는 대형주보다 비교적 펀더멘털이나 수급적인 측면에서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모멘텀이 소진되고, 금리와 환율 등 매크로 정황이 부정적이니 기간 조정이라도 나오기 마련”이라며 “주식이 추가로 상승하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과도했던 2월의 중소형주 유동성 랠리는 좀 쉬고, 기간 조정을 거치며 제조업 경기 회복세와 물가 안정세가 모두 확인된다면 증시는 다시 상승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