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휩싸인 민주당…차기 원내대표는 계파대리전?

입력 2023-03-0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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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차기 원내대표 5월→4월로 '조기 경선' 이뤄질 듯
박광온·전해철·홍익표 '3파전' 구도
비명계 단독 후보 위해 '교통정리' 돌입할 듯
친명계 새 후보 추대할까…박지원 "李, 내 측근은 나와선 안 된다고 해" 일축

(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무더기 이탈표가 발생하자 당 지도부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아슬아슬하게 눌러왔던 당내 계파 갈등이 오는 4월 치러질 원내대표 선거에서 드러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잘 추슬러 내년 총선을 내다봐야 하는 새 원내대표 무게감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오는 4월 중하순께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당헌에 따라 매년 5월 둘째 주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다만, 현 여당 원내대표 임기(4월 7일)와 내년 4월 총선 일정을 고려해 ‘조기 경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취재진에 조기 경선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변동된 상황에 따라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현재 거론되는 원내대표 후보군은 4선 안규백 의원과 3선의 박광온·윤관석·이원욱·전해철·홍익표 의원, 재선의 김두관 의원 등이 있다. 비명계 후보는 이원욱 의원과 친문재인(친문)계인 박광온·전해철 의원 등이 꼽힌다. 친명계에선 이해찬계인 홍익표 의원을 지지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규백·윤관석 의원은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는다.

친명계 추대 인물과 친문계 후보가 선두 구도를 형성하고, 나머지 후보들이 추격하는 형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비명계는 단독 후보를 낼 수 있도록 교통 정리에 들어간 분위기다. 친문계 재선 의원은 본지에 “전해철 의원과 박광온 의원 모두 출마 의지가 강한 상태인데 슬슬 둘이서 정리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일각에선 ‘이재명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인물(조정식 사무총장·5선의 우원식 의원 등)이 추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내년 총선까지 ‘이재명 체제’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찾으려는 친명계와 달리 비명계는 이 대표의 사퇴나 직무정지 등 리더십 공백을 대비할 수 있는 인물을 내세우려고 한다. 다만, 사퇴론을 사실상 거부하는 이 대표의 의중은 일단 ‘분열 차단’에 있는 듯하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미 이재명 대표가 ‘내 측근은 원내대표 후보로 나와서는 안 된다, 친명은 안 된다’(고 했다더라)”며 “이재명 대표가 중립적인 원내대표를 생각하는 선당후사의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당이 분열되고 위기로 가는 그런 원내대표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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