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수요도 역대 최대 기록할 듯
사우디, 4월 판매 가격 인상
공급은 대러 제재·미국 생산 축소 등에 여전히 혼란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부터 네덜란드 원자재 중개 업체 비톨 그룹에 이르기까지 상당수 전문가가 올해 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셰일유 생산 둔화, 전 세계적인 화석연료 투자 정체 등의 이유로 공급이 빡빡한 상황에서 리오프닝으로 중국 수요가 급증해 유가가 상승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프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최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로 원유 재고가 감소함에 따라 올해 4분기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예비 생산 능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지표 호조는 중국의 원유 소비가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준비가 돼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의 일일 원유 수요량이 약 1600만 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만이 아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경제활동도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이들 국가의 원유 수요도 늘어나 올해 전 세계 일일 원유 수요가 1억190만 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이동제한이 사라지면서 항공유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비톨그룹의 크리스토퍼 베이크 이사는 “해외여행 부활이 앞으로 원유 수요를 견인할 주요 동력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 증가에 비해 공급은 턱없이 모자라 올해 하반기 국제 원유시장이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 해상 수입 금지와 유가 상한제 도입 등 대러 제재에 나서면서 공급 측면 혼란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증산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셰일유 생산업체들의 투자 부족으로 시추활동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일일 생산량은 하루 80만 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20년 초의 1310만 배럴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글로벌 원자재 중개 기업 트라피구라그룹의 사드 라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에너지 관련 콘퍼런스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수요 전망은 과소평가하고 미국 생산량에 대해서는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