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규 삼성자산 ETF컨설팅 본부장 “고객이 원하는 상품 제공해야”
편안하게 투자하도록 잠잘 수 있는 ETF 출시 계획
“(삼성의) 상장지수펀드(ETF) 전략은 고객이 언제든 찾을 수 있도록 뷔페처럼 상품을 깔아두는 겁니다”
지난달 22일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본지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최 본부장은 “시장에 나올 상품은 대부분 나왔다고 판단한다”며 “하나를 만들어도 맛있게 만드는 게 중요해 굵직굵직한 걸 낼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이달 10일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AUM) 37조4642억 원으로 전체 운용사 중 최대 규모로,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4조 원 이상 많다. 국내 ETF 중 가장 먼저 상장한 삼성의 ‘KODEX 200’은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상품으로 삼성의 대표 종목이다.
최 본부장은 공모펀드에 대한 불신이 ETF의 성장 계기가 됐다고 봤다. 그는 “공모펀드 수익률이 부진하면서 투자자들이 마켓을 사도 수익률이 높겠다는 의식이 팽배해졌다”며 “ETF도 간접이긴 하지만 투자자 본인이 (종목 선택 등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가 느낀 ETF 시장의 특징은 빠르다는 점이다. 2021년만 해도 메타버스와 웹툰 중심의 테마 ETF가 대세였으나, 지난해 테마 ETF는 하락장에서 힘쓰지 못했다. 테마가 아닌 안정성에 기반을 둔 ETF가 주목받은 건 불과 지난해다.
최 본부장은 “올해는 (주식과 채권을 담은) 자산 배분 ETF가 좋을 것”이라며 “채권만 담으면 시장에 흔들리지만 자산 배분 ETF는 채권은 물론 주식도 있어 ‘짬짜면’ 같은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자산 배분 ETF가 ‘투자자가 밤에 편하게 잠들 수 있는’ 투자라고 강조했다. 특정 종목만 집중 매수한 투자는 간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안심할 수 없다는 뜻에서다. 위험을 골고루 배분해 투자 기간이 길어도 고객이 편안하게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상품 철학이다.
그는 올해 ETF 시장을 역발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시장 참여자가 몰리는 곳의 반대로 가겠다는 뜻이다. 최 본부장은 “2021년 테마 ETF의 시대였는데 현재는 수익이 좋지 않다”며 “(ETF를 하는) 최근 3년 동안 시장 쏠림을 경계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ETF 규제에 대해선 “다양성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뗐다. 최 본부장은 “ETF는 비히클로 그릇”이라며 “음식을 어떤 그릇에 담느냐에 따라 떡볶이도 고급 음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가 원하는 수단으로 매매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편하게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은 ETF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최 본부장은 ‘노후의 벗’이 될 수 있는 ETF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50살에 은퇴를 하면 40년은 더 살 텐데 투자가 50살에 중단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금만으로 생활하긴 힘들기 떄문에 노후에 투자 소득이 계속 나오는 ETF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