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와 보잉 경쟁에서 보잉 낙점
아람코 사상 최대 순익 등 오일머니 ‘두둑’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우디는 이날 두 번째 국영항공사인 ‘리야드에어’의 출범 계획을 공개했다. 사우디는 다른 국영항공사로 제다에 거점을 둔 ‘사우디아’를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는 제2의 국영항공사와 함께 리야드에 두 번째 국제공항도 건설할 예정이다.
사우디는 석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국의 경제 구조를 탈피해 관광산업 등 경제 다각화를 추진하기 위해 새 항공사 출범에 나섰다. 이미 이웃 중동국가인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여행객들을 위한 항공사를 설립해 존재감을 확보해둔 상태다.
사우디는 이번 새 국영항공사 출범을 통해 오랫동안 중동지역 항공산업에 최고 자리를 지켜온 UAE의 아성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리야드에어 초대 최고경영자(CEO)는 에티하드항공을 5년간 경영했던 토니 더글라스가 맡게 됐다.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이날 성명을 내고 “새 항공사는 사우디가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 사이에 있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리야드를 세계로 통하는 관문이자 교통, 무역, 관광의 글로벌 목적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야드에어 출범에 따라 사우디 국부펀드 PIF는 보잉과 항공기 계약을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이르면 이번 주 발표가 예상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100대 이상의 항공기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문액만 약 3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수개월 동안 세계 양대 항공기 제조사인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는 사우디로부터 대규모 주문을 따내기 위해 경쟁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잉이 낙점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사우디가 최근 중국 중재로 이란과 관계 정상화에 나선 가운데 미국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사우디와 이란 간의 관계 정상화는 중국 중재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국이 패싱당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보잉이 최종 낙점되면 미국에서 수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지난해 순이익이 161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46% 증가한 규모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상승한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