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까지 존재한 일제 ‘전차 철로’ 직접 확인
광화문 월대 복원 조사 과정에서 1917년 일제강점기 때 설치된 전차 철로가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서울시는 16일부터 18일까지 발굴 현장을 공개하고 유구 보존과 정비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16일 서울시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광화문 월대와 주변부 발굴 조사 현장을 이달 18일까지 시민에 공개한다. 시와 문화재청은 지난해 9월부터 매장문화재 보호를 위한 발굴조사와 월대 복원 및 주변부 정비를 진행 중이다.
이날 공개된 전차 철로는 1917년부터 1966년까지 운영했던 것으로, 광화문 월대의 동·서편에서 ‘와이(Y)’자형으로 만나 세종로 방향으로 연결된다. 일제는 하부에 갑석을 사용한 기초를 놓고, 상부에 콘크리트 기초로 철로를 조성했다. 침목은 70~80cm 간격을 두고 그 위에 철로를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철로는 1966년 세종로 지하도가 생기면서 땅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특히 발굴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전자 철로 아래 70cm 깊이에서 삼군부 행랑의 기초시설이 발굴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일제가 월대와 삼군부 등 주요시설물을 훼손하고 그 위에 철로를 깔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전차가 지나다니며 궁궐과 육조거리 앞 의정부도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는 삼군부 외행랑과 내행랑, 배수로 등 여러 역사적 유물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시는 광화문광장 재조성에 앞서 2020년 10월부터 2021년 6월까지 광화문광장 전역의 발굴조사를 추진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육조거리와 조선의 주요 관청 터를 확인했으며, 그간 사료로만 추정했던 삼군부와 사헌부 등의 위치와 건물 기초를 실제 유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광화문 월대 복원은 올해 연말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궁궐 앞에 놓인 넓은 기단을 뜻하는 월대는 조선 시대 왕과 백성이 직접 만나며 여러 행사가 열렸던 공간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광화문 앞은 조선의 역사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장소라고 볼 수 있다”며 “이번 공개는 시민들에게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광화문 월대 및 전차 철로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은 서울시 공공서비스를 통해 ‘광화문 월대 및 주변부 발굴조사 해설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된다. 이달 16~18일까지 3일간 진행하고 하루 3회씩 30명 규모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다만 이는 선착순 모집으로 총 270명을 모집한다.
시는 올 4월 광화문과 주변 역사 문화재에 대한 설명과 문헌 자료, 발굴 유구의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 유구 보존에 대한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담은 영상도 제작해 온라인에 공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