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이 최대 68층으로 설계를 변경하면 조합원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층 설계변경 시 기존 전용면적 87㎡형을 보유한 조합원이 전용 84㎡형 입주를 선택하면 오히려 3억4255만 원을 환급받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강맨션은 앞서 수억 원 규모의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부담금(재초환)과 층수 규제(35층 룰) 등으로 사업성 악화 문제가 컸다. 하지만 정부 재초환 완화안 발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 층수 규제 완화 추진으로 한강맨션 재건축 사업에 ‘청신호’가 켜진 모양새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용산구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이 최고 68층(기존 최고 35층)으로 설계변경 시행을 가정하고 계산한 조합원 평균 분양가는 전용 84㎡형(36평) 기준 23억6769만 원으로 계산됐다. 전용 113㎡형(45평)은 28억6585만 원, 전용 127㎡형(50평)은 31억2450만 원 수준이다. 가장 큰 평형인 전용 197㎡형(75평) 분양가는 41억4063억 원이다.
한강맨션이 설계변경을 통해 최고 68층 규모로 층수 변경을 시행하면 기존 보유 가구와 같은 평형 입주를 선택한 조합원은 평균 3억 원가량을 돌려받을 전망이다. 대형 평형은 더 큰 평형을 신청해도 환급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한강맨션 가구 중 가장 작은 평형인 전용 87㎡형 보유 조합원이 비슷한 평형인 전용 84㎡형을 받으면, 3억4255만 원을 돌려받는다. 또 더 큰 평형인 전용 97㎡형을 선택해도 1억3304만 원을 환급받는 것으로 예상됐다. 만약 가장 큰 평형인 전용 197㎡형을 택하면 추가로 14억3038만 원을 더 내야 한다. 기존 한강맨션에서 가장 큰 평형인 전용 178㎡형 소유자는 새 아파트 전용 197㎡형을 신청해도 922만 원을 돌려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해당 추정 분담금 계산은 꼭 68층 기준이라기보다, 초고층을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기존보다 층수를 높였을 때를 가정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현재 68층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고 (기존 35층 설계보다 높은) 초고층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내부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맨션 재건축 조합은 오는 31일 조합총회를 열고 68층 설계 변경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정기총회에서 예산안 등을 다루면서 설계 변경안도 함께 의논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이 단지의 재건축 사업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앞서 한강맨션의 입지는 최고 수준이었지만, 과도한 재건축 부담금과 층수 규제로 사업성 악화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재초환 완화안 적용 전에는 가구당 7억7000만 원이 부과될 정도였다. 또 35층 규제에 묶여 2015년에 들어선 56층 규모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보다 인지도나 상징성 등에서 밀렸다.
하지만 재초환 규제 완화로 한강맨션 재초환 부담금은 기존의 절반 수준인 3억 원대로 줄었다. 또 오세훈 서울시장의 ‘2040 서울플랜’ 적용으로 한강변 일대 단지는 35층 층수 규제를 받지 않고, 초고층 단지 조성이 허용된다. 특히 용산구 동부이촌동과 영등포구 여의도,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재건축 단지는 50층 이상 설계안을 적용하기로 하는 등 초고층 단지 조성이 한창이다.
다만 최근 집값 하락 영향으로 한강맨션 아파트값은 주춤한 상황이다.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달 7일 전용 120㎡형이 기록한 39억5000만 원이다. 이는 지난해 5월 같은 평형 거래가 45억 원보다 5억5000만 원 낮다. 다른 평형은 지난해 상반기를 끝으로 거래가 끊겼다.
한편 한강맨션은 1971년 입주한 올해 53년 차 노후 단지다. 총 660가구(23개 동) 규모로 최고 5층 규모 저층 아파트 단지다. 지난해 말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