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시진핑과 만나 충분한 지원 확답 못받아”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AP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시진핑)를 여기서 만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와 대화하길 원한다. 나는 (작년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면전이 벌어지기 전 그와 접촉한 적이 있다”면서 “하지만 1년이 넘도록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최근 몇 달 사이 전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잇달아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고 있지만 정작,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국가 정상인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를 아직 방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이달 20~22일 러시아를 방문한 후 젤렌스키 대통령과 화상 회담을 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지만, 성사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지난 23일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시 주석의 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중국 측 입장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아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지난 21일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전략적 공조를 확인했다. 그러나‘평화 중재자’를 자처한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중재안을 도출하지는 못했고, 푸틴 역시 중국으로부터 무기 지원에 대해 확답받지 못했다. 이후 러시아는 25일 동맹국인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 배치를 선언했다.
젤렌스키는 최근 격전지인 바흐무트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바흐무트가 러시아군에 함락된다면, 푸틴 대통령은 이 승리를 서방과 자신들의 집단인 중국, 이란에 선전할 것”이라며 “우리가 약하다는 피의 냄새를 맡는다면 계속해서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은 작은 승리, 작은 발걸음이 모이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 단계를 잃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흐무트 지역에서 패배한다면 자국 내는 물론이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국제 사회가 자신에게 “저들과 타협하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공화당 인사들은 우크라이나 지원이 미국 국가안보에 있어서 우선순위가 아니라며 군사지원에 회의론을 제기했다. 젤렌스키는 “미국이 우리를 돕지않는다면, 우리가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터뷰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가로지르는 열차에서 영어로 진행됐다. 그는 최근 격전지와 러시아군 격퇴에 성공한 지역을 방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