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파트값이 폭락했던 세종에서 반등 분위기가 번지는 모양새다. 최근 아파트값이 소폭 상승세로 돌아섰고, 거래량도 회복세다. 그간 집값 하락 폭이 컸던 탓에 저점 인식이 커지면서 투자세도 늘고 있다.
2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세종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9%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연속 상승 중이다. 세종은 앞서 지난달 20일 기준으로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09% 오른 바 있다.
실제로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 해밀동 해밀1단지마스터힐스 전용 59㎡형은 이달 4억1800만 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이 아파트 해당 평형은 지난달에도 3억9800만 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는데 한 달 만에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다정동 가온5단지중흥S-클래스센텀시티 전용 108㎡형은 지난달 8억3000만 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해당 평형에서 신고가가 경신된 건 2019년 6억7500만 원에 거래된 이후 4년 만이다.
거래량도 최근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세종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57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거래량 305건 대비 약 89% 증가한 수치다.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9월 143건을 기록한 이후 10월 174건→11월 225건→12월 234건→2023년 1월 305건→2월 575건 등 5개월 연속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와 더불어 시중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급매물이 소진되고 있다”며 “특히 새롬·다정동 주요 단지 위주로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완만한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은 지난해만 하더라도 아파트값 하락세가 가장 컸던 지역이다. 실제로 지난 한 해 누적기준 세종 아파트값은 전년 대비 16.74% 떨어지면서 전국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국회·청와대 이전 이슈가 호재로 작용해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지만, 이후 논의가 지지부진해지고 대출 규제도 강화되면서다. 다만 지금은 아파트값 저점 인식 등이 번지면서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분위기다. 전세를 끼고 구매하는 갭투자도 크게 늘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세종에서는 총 154건의 갭투자가 이뤄졌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 화성시(204건)에 이어 전국에서 2위다.
나성동 세종모니시티2차 전용 22㎡형은 1월 17일 1억2000만 원에 거래 됐다. 해당 가구는 한 달 뒤인 2월 13일 보증금 1억 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사실상 집주인은 차액 2000만 원에 매입한 셈이다.
종촌동 가재4단지세종센트레빌 전용 84㎡형은 1월 14일 4억1300만 원에 팔렸다. 이후 집주인은 약 2주 뒤인 25일 3억5000만 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결과적으로 집주인은 자기 돈 6300만 원만 들여 집을 구매한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세종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 하락 폭이 컸기 때문에 저점에 대한 기대감들이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당분간은 오름세가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시장이 전반적으로 호황은 아니므로 과거 폭등 상황처럼 급반등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