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와 B2B(기업간 거래)를 아우르는 금융 인프라를 클라우드 환경을 기반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트래블월렛은 모바일 환전 및 외화 결제 서비스 전문 기업이다. 2017년에 설립돼 올해 6년 차를 맞았다. 기존의 복잡한 국제 정산 및 결제 과정을 단순화해 고객 부담을 최소화했다. 트래블월렛을 이용하면 38개국 통화 중 원하는 통화를 환전하고, 트래블월렛 카드로 전 세계 1억 곳의 비자(VISA)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다.
트래블월렛 서비스의 핵심은 수수료에 대한 고정관념을 무너뜨렸다는 것이다. 기존에 카드사가 환전 수수료와 결제 수수료를 부과했던 것과 다르게 트래블월렛은 환전 수수료의 경우 국내 최저, 결제 수수료는 부과하지 않는다. 과거 트래블월렛의 티저광고에 나온 △만 원을 살 때는 만 원만 내면 된다 △사람은 국경을 넘을 때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돈도 그래야 한다 △동전을 지폐로 바꾸는 것은 무료다. 환전도 그래야 한다 등의 문구가 트래블월렛의 서비스의 핵심이다. 올해 3월 기준 트래블월렛 카드 발급수는 122만 장에 이른다.
김형우 대표가 해외 결제 및 환전 시스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그의 경력으로 엿볼 수 있다. 경제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한 때 국제금융센터에서 근무했다. 그 뒤 영국런던경영대학원(LBS)에서 FX 파생상품을 전공하고, 삼성자산운용 등을 거치며 외환 분야를 연구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금융 인프라의 구조적 노후화를 해결하면 외환시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결제 과정에서 불필요한 중간 벽을 없애는 혁신적인 거래 구조를 기관들에 제시했지만 이를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김 대표는 2년 간의 준비 끝에 직접 트래블월렛을 창업했다.
트래블월렛은 그간 500억 원 규모의 누적 투자를 유치해 왔다. 특히 20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가 최근 이뤄졌다. 이번 라운드를 통해 트래블월렛은 자기자본 375억 원, 현금성 자산 700억 원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투자 혹한기로 벤처업계 돈줄이 마르는 상황에 재무 건전성이 오히려 더 강화됐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 역량보다 비전으로 투자를 받았다면 독보적인 외환 트레이딩 시스템을 구축한 뒤에는 우리만의 기술력, 실행력이 투자유치의 요인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실제 트레블월렛은 글로벌 데이터 보안 인증 등 기술 개발과 인재 영입에 집중했다. 그는 “기존 외환시장의 문제를 장기간의 투자 끝에 풀어내는 성과를 내면서 라운드 투자목표 대비 3배 이상의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형우 대표는 B2C에서 B2B 외화 결제로 솔루션 공급 영역을 확장한다. B2C 사업 영역에 머물지 않고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에 100% 국제지불결제 솔루션을 구축했다. 이 솔루션으로 어떤 기업이든 자체 외화 결제 시스템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
김 대표는 “당초 창업 비전이 B2B 금융솔루션 제공이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에 B2C 비즈니스로 시장 가능성을 먼저 검증받았다”며 “지불결제 사업을 진행하려는 기업들은 보안, 네트워크 서버 구축 등 초기비용 투자 없이 트래블월렛의 B2B 서비스로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트래블월렛의 B2B 솔루션이 국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필요한 것으로 예상했다. 사실상 트래블월렛의 핵심 사업으로 보고 있다.
많은 핀테크 기업들이 최종적으로 은행업을 지향하지만, 트래블월렛의 최종 목표는 글로벌 금융 솔루션 기업이다. 김형우 대표는 “트래블월렛은 전 세계 클라우드 기반 금융인프라 구축 기업 중 선두에 있다"며 "10년 안에 클라우드 기반 금융 인프라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