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ㆍ철강ㆍ정유업계도 '어닝쇼크' 전망
자동차ㆍ배터리 호실적…현대차 영업익 1위 오를 듯
이번 주부터 기업들의 올해 1분기 기업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경영 환경이 악화하면서 최악의 실적 한파가 몰려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7일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분기 실적의 풍향계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으며 1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할 전망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현재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7201억 원이다. 이는 작년 1분기 영업이익 14조1214억 원 대비 94.9% 급감한 수준이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밑도는 것은 2009년 1분기의 5930억 원 이후 14년 만이다. 1분기 매출액 전망치도 지난해 1분기의 77조7815억 원보다 17.3% 감소한 64조2953억 원으로 분석됐다.
실적 부진은 주력 사업인 반도체 사업의 부진에서 비롯됐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 1분기 최대 4조 원대의 영업 손실을 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작년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7807억 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적자 규모를 4조 원대 이상으로 관측하는 곳도 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도 지난해 1분기의 12조1557억 원 대비 60.1% 줄어든 4조8560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TV 등 수요 위축에 지난해 연간 2조 원 적자를 낸 LG디스플레이는 이번에 분기 적자로만 1조 원이 넘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1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1조390억 원이다.
석유화학업계도 시황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의 1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1615억 원으로, 4분기 연속 적자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7% 감소한 5355억 원, 금호석유화학은 81.8% 급감한 819억 원으로 추산됐다.
철강도 암울한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 동기 2조2576억 원 대비 72% 줄어든 6320억 원이다.
정유업계도 유가와 정제마진 급락에 실적 전망이 어둡다. 에쓰오일(S-OIL)의 1분기 영업이익은 5198억 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6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자동차와 배터리는 전기차 시장 성장의 수혜를 입으면서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와 기아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2조7782억 원, 2조127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4%, 32.4% 증가한 수준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탓에 생산에 차질을 빚은 작년 1분기 대비 기저효과에 더해 글로벌 판매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번에 현대차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는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이다.
국내 1위 배터리 업체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동기의 2589억 원보다 92.8% 늘어난 4991억 원이다. 매출 추정치도 작년 1분기의 4조3423억 원 대비 94% 증가한 8조4259억 원이다.
삼성SDI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작년 1분기보다 31.4%, 17.9% 늘어난 5조3203억 원, 380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