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어업 36.6%…최저임금 미만율 최고
5인 ↑ 29.6%, 300인 ↑ 2.3%…규모 격차 커
경총 "경영환경 고려한 최저임금 구분적용 필요"
지난해 한국 노동시장에서 12.7%에 달하는 근로자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률을 원인으로 지목하며, 업종에 따른 최저임금 구분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일 경총이 통계청 원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2022년 최저임금 미만율 분석 및 최저임금 수준 국제비교'에 따르면, 2022년 한국 노동시장에서 법정 최저임금인 시급 9160원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수는 275만6000명(최저임금 미만율 12.7%)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2001년 57만7000명 수준이던 최저임금액 미만 근로자 수는 2022년 275만6000명으로 377.6% 늘어났으며, 최저임금 미만율은 2001년(4.3%)의 3배 수준인 12.7%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경총은 "그간 최저임금 고율 인상 누적으로 우리 최저임금 수준이 매우 높아져 노동시장 수용성이 저하되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최근 5년(2018~2022년)간 한국 최저임금의 인상률은 41.6%로, G7 국가보다 1.3~5.6배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이 OECD와 각 국가의 최저임금 소관부처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22년 한국의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대비 62.2%로 OECD 국가 중 8번째로 높았으며, G7 국가들과 비교하면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저임금 미만율은 업종ㆍ규모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농림어업(36.6%)과 숙박ㆍ음식점업(31.2%) 등 일부 업종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 농림어업과 전문ㆍ과학 및 기술서비스업(2.8%)의 격차는 33.8%p(포인트)에 달한다.
소규모 사업체일수록 최저임금 미만율이 높았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 375만 명 중 29.6%인 110만9000명이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로 나타났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2.3%에 불과했다.
‘최저임금 이하를 받는 근로자 비율’을 다룬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최저임금 이하 근로자 비율은 2021년 19.8%로 OECD 25개국 중 2위에 해당할 정도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25개국 평균 7.4%의 2.7배에 달하며, 일본 2.0%, 독일 4.8%, 영국 5.9% 프랑스 12.0% 등 주요국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었다.
하상우 경총 본부장은 “최근 우리 최저임금이 선진국보다 월등히 높게 인상되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커졌지만, 일부 업종에서 30%가 넘는 미만율을 보이는 등 노동시장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최저임금 수용성 제고를 위해서는 향후 상당 기간 최저임금 안정이 필요하고, 업종에 따라 격차가 심한 경영환경을 고려해 최저임금 구분적용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