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의사 출신 조니 김은 최종 탈락
다양성·국제 협력 원칙 따른 것
미국 백인 남성 24명을 달에 보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사상 최초로 여성과 흑인, 캐나다인을 달 궤도에 올려놓는다.
3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NASA와 캐나다우주국(CSA)은 아폴로 17호 이후 약 반세기 만에 진행되는 달 유인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서 2단계 임무를 수행할 우주비행사 4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들 중 3명은 달 궤도를 돌고 오는 최초의 여성, 유색인종, 캐나다인 비행사로 역사에 기록되게 됐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해군 출신의 전투기 조종사 리드 와이즈먼(47)이 이번 임무의 지휘관으로 선정됐다. ‘미션 스페셜리스트(과학 임무 전문가)’에는 캐나다인 제레미 한센(47)과 여성인 크리스티나 코크(44)이, 파일럿으로는 흑인인 빅터 글로버(46)가 뽑혔다. 한국계 의사 출신인 조니 김(38)도 18명 후보군에 포함됐지만, 아쉽게도 최종 탈락했다.
바네사 와이치 NASA 존슨우주센터 국장은 이날 “아르테미스 2단계 임무를 수행하는 요원들은 약 50년 만에 처음으로 달 근처를 비행하는 인류가 될 것”이라며 “최초의 여성, 최초의 유색인종, 최초의 캐나다인이 포함된 4명의 우주비행사는 인류의 최선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팀장 역할을 수행할 와이즈먼은 2009년부터 우주비행사로 활동한 베테랑이다. 2014년 5월부터 6개월 동안 국제 우주정거장(ISS)에서 비행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력도 있다. 육군 대령·전투기 조종사 출신의 한센은 캐나다인 최초로 NASA 우주비행사 교관을 지냈으나, 우주 임무를 수행한 경험은 없다. 코크는 ISS에서 328일간 머물며 여성 비행사로는 최장기 우주 체류 기록을 세웠다. 미국 해군 조종사 출신인 글로버 역시 여러 차례 우주에 다녀온 경험이 있다.
NASA는 당초 밝힌 다양성 원칙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여성과 유색인종을 달에 보내기로 했다. NASA는 최초로 지구 궤도를 떠나 달을 선회하는 데 성공했던 1968년부터 1972년까지 24명의 우주 비행사를 달로 보냈다. 지금까지 NASA를 통해 달 궤도를 돌았거나 착륙한 우주 비행사는 모두 미국 국적의 백인 남성이었다.
캐나다 우주비행사를 뽑은 것은 아르테미스 계획의 또 다른 원칙인 ‘국제 협력’을 나타낸다고 비즈니스인사이드는 설명했다.
선발된 우주비행사 4명은 내년 11월 ‘우주발사시스템(SLS)’에 탑재돼 발사되는 우주선 ‘오리온’을 타고 달로 향한다. 이들은 이번 임무에서 달에 착륙하지는 않는다. 약 10일 동안 달 궤도를 돌고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주요 임무는 오리온의 생명 유지 장치 성능을 확인하고, 인간이 심우주에서 살아남고 활동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검증하는 것이다.
승무원이 탑승한 채 유인 ‘달 스윙바이(달의 중력을 이용해 비행경로를 조정하는 것)’도 시도한다. 이러한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NASA는 2025년께 달에 여성과 유색인종 등 우주인 2명을 착륙시킬 3단계 임무에 도전하게 된다.
3단계까지 무사히 마치면 달 기지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달에 우주 정거장과 기지를 건설해 인간을 상주시킨다는 목표다. 이를 바탕으로 화성 등 심우주 탐사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