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적 재고 관리로 재고자산회전율 '뚝'
하반기 OLED TV 출하량 증가도 희소식
지난해 긴 적자 터널을 지났던 LG전자의 TV 사업이 올해 1분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선제적인 재고 관리에 유럽 시장 소비 심리 회복이 겹치면서 턴어라운드할 올해 실적에도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올해 1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올해 LG전자 TV 사업의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8039% 증가한 4395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분기당 평균 1000억 원 이상을 거둬들이는 셈이다.
HE사업본부는 TV 수요 위축으로 인해 지난 2분기부터 4분기까지 3분기 연속 전자를 기록해왔다. 전 세계적으로 TV 수요가 부진하고, 물류비ㆍ원자재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대규모 영업손실을 떠안았다. 지난 분기에는 플랫폼 사업 담당 부서 외 모든 부서에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초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LG전자의 주요 활동지인 유럽 시장에서 소비심리가 회복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 LG전자의 TV 사업은 유럽 시장의 소비력에 따라 크게 좌지우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유럽 매출비중이 높은 LG전자 HE사업본부가 유럽 경기회복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유럽의 글로벌 OLED TV 수요 비중은 5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를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영업손실을 감안하고 생산을 줄여 선제적인 재고 조정을 시행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LG전자 HE사업본부의 가동률은 81.2%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96.6%와 비교하면 15%가량 낮춘 것이다. 가동률을 낮추면서 재고자산회전율은 2021년 말 6.4회에서 2022년 말 6.6회로 상승했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안 팔리는 재고가 줄어 재고자산이 매출로 빠르게 이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상황이 호전되자 LG전자 HE사업본부는 연내 흑자 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백선필 LG전자 HE상품기획담당(상무)은 지난달 '2023년형 LG 올레드 TV 발표회'에서 "올해도 글로벌 TV 시장 역성장이 우려되지만, HE사업본부 사업목표를 지난해보다 높여 잡았다"며 "지난해 수익성 악화 요인이었던 물류비, 유가 부담 등이 낮아지면서 빠른 시일 안에 분기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TV의 주력 상품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의 출하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점도 희소식이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OLED TV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지만, 2분기에는 5%, 3분기 11% 증가해 하반기로 갈수록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전 세계 OLED TV 출하량이 전년 대비 14% 늘어난 741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점쳤다.
LG전자 관계자는 "작년부터 재고 건전화를 통해 비용의 효율적 운영을 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최근 출시한 제품들이 시장에서 선방하고 있는 점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