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공급책 2명 검거…피해자는 '8명'으로 늘어[종합]

입력 2023-04-0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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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청역 인근서 마약 음료수 건네는 용의자들 (연합뉴스)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마약 제조·전달책 등 범행에 가담한 용의자 2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음료를 학생들에게 나눠준 아르바이트생 4명을 포함한 이들 배후에서 범행을 계획한 총책이 있는 것으로 보고 추적할 방침이다.

또 유포된 마약 음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음료를 받아 마신 피해자 1명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피해자는 학부모 1명을 포함해 8명으로 늘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필로폰 성분이 든 마약 음료를 제조해 고속버스와 퀵서비스를 이용해 서울의 아르바이트생 4명에게 전달한 혐의로 전날 오후 4시 40분께 A 씨를 강원 원주시에서 붙잡았다.

경찰은 또 일당이 피해 학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거는 과정에서 중계기를 이용해 휴대전화 번호를 변작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로 전날 오후 2시 50분께 B 씨를 인천에서 긴급체포했다.

A 씨는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마약 음료를 제조한 뒤 중국에서 건너온 빈 병에 담아 서울의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원주에서 제조된 마약 음료는 고속버스와 퀵서비스를 통해 원주에서 서울로 운반된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중국에서 걸려 온 인터넷 전화를 중계기를 이용해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바꿔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피해 학부모들에게 걸려온 협박 전화를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B 씨가 중계기를 설치·운영한 사실을 확인했다.

모두 한국 국적인 A 씨와 B 씨는 경찰에서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이들의 구속영장을 신청해 신병을 확보하는 한편 이들을 움직인 총책을 추적할 방침이다.

경찰은 중국에서 빈 병이 공급됐고 협박 전화 발신지 역시 중국으로 확인됨에 따라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 등이 이번 범행을 꾸민 것으로 봤다. 이에 중국 당국에 공조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3일 오후 서울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에서 2명씩 짝을 이룬 일당 4명이 학생들에게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를 한다며 학생들에게 필로폰 성분이 첨가된 음료수를 건네 마시게 했다.

이후 이들은 구매 의사를 확인하는 데 필요하다며 부모 전화번호를 받아갔다. 피해 학부모들은 조선족 말투를 쓰는 일당으로부터 "자녀가 마약을 복용했다고 경찰에 신고하거나 학교에 알리겠다"는 내용의 협박전화를 받았다.

현장에서 마약 음료를 나눠준 4명은 모두 체포되거나 자수했다. 이들은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음료인 줄 몰랐다. 인터넷에서 아르바이트 모집 광고를 보고 지원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시음 행사를 가장해 마약 음료를 퍼뜨린 주범이 따로 있을 것으로 보고 역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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