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2조3000억 원 증가, 전체 가계대출 7000억 원 감소
기업대출 증가세 확대
지난 2월 9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던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 영향으로 3월 전체 가계대출 감소폭은 전달보다 축소됐다. 반면 기업대출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49조9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7000억 원 감소했다.
석 달 연속 감소세이며, 역대 3월 증감액 기준으로 통계 속보치 작성(2004년 1월) 이후 두 번째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다만 1월(-4조7000억 원)과 2월(2조8000억 원)에 비해 감소 규모는 줄었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00조8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2조3000억 원이 증가했다. 한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한은은 전세자금 수요 감소가 지속됐으나 아파트 매매거래 증가, 특례보금자리론 실행 등의 영향으로 증가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특례보금자리론은 대환 수요도 상당부분을 차지하는데, 비은행권에서 넘어오는 대환도 포함됐다"며 "또 아파트 매매거래가 예년수준보다 적긴 하지만, 작년 부진했던 수준에서 벗어나서 거래가 늘고 있는 것도 은행 주담대 증가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지난달 2조9000억 원 감소했다. 역대 3월 증감액 기준으로 통계 속보치 작성(2004년 1월) 두 번째로 큰 폭의 감소다. 높은 대출금리, 대출규제(차주 단위 DSR 3단계) 등의 영향으로 감소 규모가 전달(-2조4000억 원)보다 확대됐다.
3월 말 기준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189조3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5조9000억 원 늘었다. 5조2000억 원이 늘어난 2월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중소기업이 대출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은 각각 1000억 원, 5조8000억 원 증가했다.
윤 차장은 "대기업대출은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대출 일시상환 등으로 증가폭이 둔화했다"며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은행들의 대출 확대 노력, 법인세 납부 자금수요 등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예금은행의 수신(예금) 잔액은 2217조3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3조 원 줄었다. 한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지자체 자금이 재정집행 등으로 유출됐으나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 및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한 기업 자금이 유입되면서 12조5000억 원 증가했다. 정기예금은 자금 유입에도 법인자금이 유출되면서 8조8000억 원이 감소했다.
지난 2월 8000억 원이 늘었던 자산운용사 수신은 지난달 11조6000억 원이 빠져나가며 감소로 전환했다.
법인의 분기 말 자금 수요, 재정집행을 위한 국고여유자금 인출 등으로 머니마켓펀드(MMF)가 10조9000억 원 줄었다. 채권형펀드(-2조6000억 원) 및 주식형펀드(-2000억 원)는 감소로 전환했고, 기타펀드는 2조5000억 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