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약한 고리' 찾아내야 하는데…금융당국은 "문제없다"[두더지게임, 약한고리 찾기②]

입력 2023-04-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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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김주현 "우려할 상황 아냐"
현황 파악 되지 않은 채 낙관론 무리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發) 부실 위험은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김주현 금융위원장, 3월31일 금융지주회장 간담회)

“(부동산 PF )부실 우려는 크지 않지만 300~500개 사업장을 세밀하게 관리하고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이복현 금융감독원장, 4월5일 전통시장 상인 금융환경 개선 업무협약 체결식)

한국경제 최대 ‘뇌관’으로 급부상한 부동산 PF 대출에 대해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낙관론을 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 PF 비중이 높은 새마을금고와 일부 중소형 저축은행 등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당국이 최악의 시나리오와 예기치 않은 변수들을 가정해 선제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미분양 급증으로 부동산 PF 관련 대출에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던 금융사들에 대한 부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새마을금고의 경우 부동산 PF 대출 규모만 56조원에 달해 감독권한이 있는 행정안전부를 비롯해 금융당국도 관련부처와 합동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최근 이복현 원장은 새마을금고 부동산 PF 대출 부실 가능성에 대해 종합적으로 보고 있다고 수차례 밝혔다.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대면 금융거래 시 생체인증 활성화’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직접적인 관리 권한이 없어 행안부와 협의해서 하는 제약이 있다”면서도 “상호금융권에 준하게 새마을금고 중앙회 데이터와 관리 현황을 챙겨 볼 수 있는 인적·물적 시스템을 마련해서 잘 챙겨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크게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나 걱정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는 점도 누차 강조했다.

김주현 위원장 역시 공개 석상에서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PF 대출리스크에 대해 “우려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경우 새마을금고에 대한 감독권한이 없다.행안부 소관이다. 신협을 비롯 농·수협, 산림조합이 금융위와 금감원의 직접적인 감독을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당국이 단독 검사를 할 수 없다. 즉, 금융당국에서 새마을금고의 금융사업을 들여다보려면 복잡하고 상당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으로 정확한 현황 파악이 되지 않은 채 낙관론을 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새마을금고는 금융위의 관리 감독을 받도록 하는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대부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새마을금고 부동산 관련 연체율은 2019년 말 2.49%, 2020년 말 3.49%, 2021년 말 4.08%에서 지난해 말 7.67%로 두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 1월 기준으로는 9.23%까지 치솟은 상태다.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다른 업권에 대한 부동산 PF 수치 검증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감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PF 연체율은 저축은행이 2.05%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0.33%포인트(p) 하락했다. 은행은 3개월 새 0.02%p 내린 0.01% 수준이었고, 상호금융이 0.09%로 제자리였다. 부동산 PF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지만, 오히려 수치는 하락한 것이다. 금감원은 “연체 대출 규모가 5000억 원에 불과하며, 이는 증권사 자기자본(74조 원) 대비 0.7%에 해당하는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국회는 정확한 수치가 맞느냐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정무위 관계자는 “숫자를 마사지한 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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