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만에 2000달러 돌파하며 시장 분석 뒤집는 모양새
풀 인출 시기ㆍ이자율ㆍ보상 모델 등 가격 상승에 영향
이더리움이 샤펠라 업데이트를 마치면서 언스테이킹(출금)이 가능해졌다. 시장은 이더리움 스테이킹(예치)됐던 물량이 풀려 시세 하락을 예상하기도 했지만, 상황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1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더리움(ETC) 가격은 이날 오후 12시 274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이더리움 업데이트를 완료하며 8개월 만에 2천 달러를 넘어섰다. 출금 기능 업데이트로 매도 압력이 세져 가격 하락을 초래할 거라는 일부 시선과 반대되는 행보다.
이번 업데이트는 지난해 9월 ‘머지’ 이후 이뤄진 첫 번째 이더리움 업그레이드다. 머지는 기존 이더리움의 합의 알고리즘인 작업 증명에서 지분증명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비트코인과 같은 채굴기를 이용한 채굴 대신 이더리움 메인넷에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하고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머지로 이더리움 스테이킹은 가능해졌지만, 출금은 불가능했다. 이번 샤펠라 업데이트 이후 이더리움 매도 압력이 강해질 거라는 예상이 나온 이유다. 여태껏 매매하지 못했던 이더리움을 시장에 내놓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업계는 예측과 반대로 가격이 상승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분석한다.
코빗 리서치센터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분석 시점 기준)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한 사람들 중 41.1%만 수익이 난 상태이기 때문에 나머지 사람들의 경우 이더리움을 매도할 경우 손해를 보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스테이킹 물량이 가장 많이 집중된 리도 파이낸스에서는 자체 메인넷 인출이 5월 중순 경 실행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라며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도라도 인출 가능한 ETH 유통량이 줄어 매도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라고 내다봤다.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한 풀마다 인출 시기가 달라 업데이트 직후에는 가격 하락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쟁글은 “유동성이 메마른 현 디파이 생태계 내엔 이더리움 스테이킹만큼 안정적인 이율의 상품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13일 이더리움 재단에 따르면 스테이킹으로 받을 수 있는 이자율은 4.2% 수준이다.
또한, 이더리움 스테이킹 보상 모델도 인출 압박 요인 중 하나다.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의 인출이 증가함에 따라 APR(Annual Percentage Rate)이 22% 상승한다. 설령 예치자들이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을 출금하더라도 새로운 예치자들이 높은 이자를 받기 위해 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스테이킹된 이더리움이 늘어남에 따라 유통량이 줄어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