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훈풍·중도금 규제 완화 역효과?…미아 국민평형 ‘11억’ 분양 ‘갑론을박’

입력 2023-04-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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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 '미아역 엘리프' 투시도. (자료제공=계룡건설)

서울 강북구 미아역 인근 단지가 3.3㎡(평)당 3000만 원 이상의 분양가를 책정해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최근 서울 청약시장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지만, 여전히 집값 하락이 이어지고 거시경제 침체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강북구 분양 단지에 강남과 마포구 등 핵심지역 수준의 분양가격이 적용되자 청약 대기자들 사이에선 “너무 비싸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주택 매수세가 살아난 데다 최근 인건비와 건설 자잿값이 급등한 만큼 건설사로선 손실 부담 회피를 위해 고분양가를 고수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팽팽하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계룡건설이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 짓는 주상복합아파트 ‘미아역 엘리프’ 분양가는 전용면적 84㎡형 기준 11억4263만 원으로 책정됐다. 전용 59㎡형은 7억6523만~7억9356만 원, 전용 74㎡형은 9억6204만~9억7041만 원이다. 가장 저렴한 전용 49㎡형은 6억3143만 원이다. 전용 84㎡형 기준으로 발코니 확장비(2790만 원)와 각종 옵션을 더하면 분양가는 12억 원에 육박한다.

이는 최근 강북구에 공급된 단지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분양가다.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전용 84㎡형 분양가 12억~13억 원에 맞먹는다. 지난 4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동대문구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전용 84㎡형 기준 최고 9억7600만 원, 전용 59㎡형은 최고 7억7700만 원으로 미아역 엘리프보다 저렴하다.

주변 단지 시세와 비교한 분양가도 높은 편이다. 1992년 지어진 미아동 ‘미아현대’ 전용 84㎡형 매도 호가는 7억 원 선에 형성됐다. ‘미아래미안’ 전용 84㎡형도 이날 기준 8억900만~9억7000만 원 수준이다.

강북구 D공인 관계자는 “미아역 주변에 신축이 귀하고, 미아역 엘리프는 초역세권이라 인근 시세보다 비싼 건 당연하다”며 “전용 59㎡형은 모르겠지만, 전용 84㎡형은 확실히 고분양가라 완판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이런 고분양가 책정은 지난달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청약 훈풍 이어지는 데다 중도금 대출 제한과 민영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전매제한이 모두 풀린 영향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 미분양으로 이어지더라도, 인건비와 건설 원자잿값이 치솟아 당장 분양가를 낮추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진단이다.

실제로 잇따른 규제 완화에 서울 청약시장은 연타석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영등포구 ‘영등포자이 디그니트’는 1순위 청약에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98.8대 1에 달했다. 또 은평구에서 공급된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 역시 평균 11.4대 1로 1순위 마감됐다. 이달 분양한 휘경자이 디센시아 역시 총 329가구 모집에 1만7013명이 청약통장을 던져 평균 51.7대 1로 1순위 접수만 진행했다.

이 밖에 부동산개발사업의 특성상 분양가 인하가 어려워 고분양가를 고수하고, 그 대신 중도금 이자 지원 등의 간접 인센티브를 통해 분양률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최근 건설비용이 올라 건설사 입장에선 어떻게든 분양가를 높여 받으려고 할 수밖에 없다”며 “미아역 엘리프가 완판이나 준수한 성적을 거두면 앞으로 분양할 다른 단지도 분양가를 대폭 올려 받을 가능성이 크다. 서울 분양가 전망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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