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완화’ 온기에 오피스텔 시장 냉기 걷힐까…상업용 부동산 ‘울상’에 전망도 흐림

입력 2023-04-1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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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다음 주 주거용 오피스텔 대출 규제가 풀리면서 시장 반등 기대감이 커졌지만, 금리 고공행진에 따른 수익률 하락과 상업용 부동산 침체, 세 부담이 여전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상업용 부동산인 오피스텔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대출 규제 완화에도 입지와 상품 경쟁력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17일 본지가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오피스텔 거래량은 ‘나홀로’ 역주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오피스텔 매매량은 지난달 기준 657건으로 2월 922건보다 28.7%(265건) 줄었다. 실거래 신고기한(거래 후 30일)이 남았지만, 아파트나 빌라(연립·다세대주택)의 지난달 거래량이 일찌감치 2월 거래량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급감 수준이다.

반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월 2461건에서 지난달 2678건으로 217건(8.8%) 늘었다. 지난해 말부터 전세사기 우려로 거래량이 급감한 빌라 거래량도 지난달 1683건으로 2월(1583건) 대비 6.3%(100건) 증가했다.

일선 부동산 업계는 최근 오피스텔 거래가 씨가 말랐다고 입을 모았다. 주거용 오피스텔 밀집지역인 강서구 마곡동 소재 P공인 관계자는 “오피스텔 찾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며 “은행에 돈 맡기는 게 오피스텔 사서 월세 받는 것보다 나아 매수자가 없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오피스텔 몸값은 반등세를 보인 아파트와 달리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1390가구 규모 대단지인 ‘마곡나루역 보타닉푸르지오시티’ 전용면적 22㎡형은 지난달 23일 1억79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같은 평형이 2억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100만 원 하락한 수준이다.

다른 지역에선 오피스텔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입주권을 내놓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매물도 속출하고 있다. 송파구 방이동에 짓는 ‘더엘라소프잠실’ 전용 51㎡형 분양권은 분양가보다 5000만 원 저렴한 8억4955만 원에 등록돼 있다. 층수나 평형에 따라선 분양가 대비 6000만 원 이상 저렴한 매물도 쌓였다.

이렇듯 오피스텔 시장이 뒷걸음질 치는 가운데 24일부터 오피스텔 담보대출 DSR 산정 방식이 변경되면서 회복 기대감도 나온다. 기존에 오피스텔은 대출방식과 관계없이 만기가 8년으로 고정됐다. 때문에 분할 상환을 신청해도 같은 매매가의 아파트보다 대출 한도가 적게 나왔다. 개선안이 적용되면 연 소득 5000만 원 수준의 대출자가 연 5% 금리로 30년 만기(원리금분할상환)로 오피스텔 담보대출을 받으면, 대출 한도는 기존 1억3000만 원에서 3억1000만 원으로 대폭 증가한다.

▲경기도 내 한 주거용 오피스텔 밀집지역 모습 (사진=뉴시스)

하지만 고금리에 따른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체가 침체하면서 전체 오피스텔 시장은 대출 규제 완화에도 당분간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금리 인상으로 상업용 부동산의 상대적 수익률도 급감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수익률은 지난달 기준 4.37%로 지난해 3월 4.27% 대비 0.1%포인트(p) 올랐다. 반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해 4월 연 1.5%에서 올해 1월 기준 연 3.5% 수준으로 2%p 급증했다. 오피스텔 매입 시 부담하는 대출금리와 4.6% 수준의 취득세(1주택자 기준), 감가상각 비용 등을 고려하면 연 3~4% 금리의 시중은행 예금이 더 나은 셈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임대수익이 주목적인데 금리가 높아져 수익률 보장이 어렵고, 통계상으로 수익률이 오르는 것도 매매가 하락에 따른 착시 효과가 크다”며 “오피스텔 시장 전반이 바로 회복되긴 어려워 보이므로 입지와 규모에 따라 선별적인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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