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이래 제트 기류 내 돌풍 발생량 15% 증가
“향후 30~60년 북반구 청정난류 두 배 이상 늘어날 것”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기상학자들은 “기후 변화로 감지하기 어려운 ‘청정난류(clear-air turbulence)’가 흔해짐에 따라 비행이 더 많이 흔들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청정난류는 구름 없는 맑은 날씨에 높은 곳에 생기는 난기류를 말한다. 이러한 유형의 난류는 풍속이나 방향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조종사에게도 시각적 경고 없이 예기치 않게 다가온다.
미국 연방 교통안전위원회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난기류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람은 17명이었다. 심각한 부상의 기준은 병원에 48시간 이상 입원하는 것이다. 2009년부터 2022년까지는 총 163명이다. 최근 몇 달 동안 호놀룰루, 플로리다주 탬파,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던 항공편이 심한 난기류를 만나 일부 승객과 승무원이 부상해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조종사와 기상학자들은 “난기류는 비행의 정상적인 부분”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기상학자들은 “기후 변화로 제트 기류(대류권의 상부 또는 성층권의 하부에 좁고 수평으로 부는 강한 공기의 흐름)가 왜곡돼 앞으로 청정난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진단했다.
과학자들은 최근 수십 년 동안 난기류를 감지하는 기술이 크게 발전했지만 예측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레딩대학교 대기과학과 폴 윌리엄스 교수가 2019년 과학 저널 네이처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1979년 이래 제트 기류 내 돌풍 발생량은 15% 증가했다. 그는 “기후 변화가 상층 고도에서의 온도 패턴을 바꾸고 있으며, 이로 인해 청정난류가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윌리엄스 교수는 “북반구 중북부 대기에서의 청정난류 발생 빈도가 향후 30~60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북반구 중부를 통과하는 미국 뉴욕-영국 런던, 미국 샌프란시스코-일본 도쿄 등의 항공편 노선이 청정난류의 영향 아래 있다”고 설명했다.
아메리칸항공은 지난해 5월 난기류에 대응하기 위한 비행 메뉴얼을 업데이트했다. 아메리칸항공의 기장이자 연합조종사협회의 대변인인 데니스 타저는 “비행을 시작한 약 30년 전보다 지금 청정난류를 더 많이 접한다”며 “승무원들이 다양한 수준의 난기류에 대처하기 위해 더 구체적인 언어를 사용한다”고 언급했다. 아메리칸항공은 모든 유형의 난기류에 대해 안전벨트 표시를 켜고 난기류의 심각도에 따라서도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행 조종사와 승무원들은 비행 중 예기치 않은 난기류를 만나면 안전벨트를 매는 것이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새러 넬슨 미국항공승무원협회(CWA) 회장은 “고정되지 않은 모든 것이 발사체가 될 수 있다”며 “전자기기와 기타 휴대 기기를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