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업계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귀뚜라미와 경동나비엔이 안정적인 사업 다각화로 계절을 잊은 경쟁을 이어간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귀뚜라미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매출 1조2024억 원, 경동나비엔은 1조1609억 원으로 나란히 매출 1조 원 돌파를 달성했다.
보일러 시장의 성장 폭이 둔화하면서 오랜 기간 추진해온 사업 다각화 노력이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기온이 점차 오르는 대신 황사 등의 영향이 커지면서 전장은 실내 환기 시장으로 옮겨붙을 전망이다.
특히 귀뚜라미는 올해 프리미엄 제품인 '환기플러스 공기청정시스템'의 주요 판매 요인인 모델하우스 영업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환기플러스는 공기 정화와 환기를 동시에 구현하면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고효율 환기청정 장치다. 천장의 환기구를 통해 기기 한 대로 생활공간 전체의 공기질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하우스 영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시장이 닫혀 있는 상태였다. 엔데믹과 함께 올해 침체기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건설사들이 저가형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뒤집는 것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건설사 특판 영업을 통해 프리미엄 제품이 선택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신축이나 재건축 아파트 등 대형 수요처 공략을 위해 국내 주요 건설사들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300개 귀뚜라미보일러 대리점과 연계해 소규모 단위 공급도 추진 중이다.
귀뚜라미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실적은 전년 대비 40% 성장했다. 회사 관계자는 "환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상업시설은 물론 일반 주택에서도 환기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는 10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동나비엔의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도 하나의 시스템으로 실내 모든 공간을 관리할 수 있다. 또 전열교환기를 통해 밖으로 버려지는 열을 재활용하므로 겨울철에는 최대 66.8%, 여름철에는 최대 24.2%까지 냉난방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방문판매업, 통신판매업, 전화권유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며 관련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키웠다. 회사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의 공기청정 분야 매출은 지난해 10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2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도 B2B, B2C 대상 판매가 확대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