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디자인 공모 대시민 포럼
서울시가 국내외 건축가들이 구상한 노들섬의 미래 모습을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서울시는 디자인 구상안을 참고해 노들섬을 스페인 세비야의 메트로폴 파라솔, 미국 뉴욕의 베슬과 같이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20일 오후 서울시청 본관 8층 다목적홀에서 '노들 글로벌 예술섬 디자인 공모 대시민 포럼'을 열었다고 밝혔다. 노들섬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 발표에 따른 공공분야 시범사업의 첫 적용사례다.
오 시장은 지난 2월 다양한 디자인의 특색 있고 상징성 있는 건축물을 만들 수 있도록 불합리한 규제개혁과 행정지원 등 개선방향을 마련하고 다양한 디자인 혁신 시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디자인 포럼에 참석한 건축가는 △강예린·SoA △김찬중 △나은중·유소래 △신승수 △비양케 잉겔스(덴마크) △위르겐 마이어(독일) △토마스 헤더윅(영국) 7개 팀이다.
서울시는 6개의 기본 구상안을 제시하고 이들을 초청해 지명 공모 방식으로 디자인을 맡겼다. 서울시의 기본 구상안은 △한강을 유람하며 다채로운 문화 체험이 가능한 예술 보행교인 아트브릿지 △공중에서 한강을 조망하는 노들섬의 새로운 아이콘 스카이 트레일(노을 전망대) △한강 수위에 따라 다양하게 변하는 수변공간 바운드리쇼 쇼어 △한강과 더 가까워지는 입체적 수변공간 팝업 월 △수상 예술무대 △기타 자유제안이다.
강예린·SoA는 물, 숲과 나무 하늘 등 노을섬에 존재하는 자연요소를 병치, 혼합해 새로운 공간을 구현하는 '노들 아쿠아 팔레트'란 구상안을 제시했다.
노들섬이 한강에서 단절돼 있고 이런 경계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데 주안점을 둬 기존의 재료나 색을 섞어 새로운 것을 만들고 조합하는 판인 팔레트란 개념을 도입, 기존의 자연요소로 새로운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 맹꽁이 숲을 나무를 통해 더욱 풍성하게 하고 팔레트를 통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동쪽에서 서쪽으로 물이 흐르도록 설계했다. 이 물은 노들섬 내 녹지공간과 맹꽁이 숲에 활용한다. 또 노들섬을 모래사장, 테라스, 식물원, 전망대, 수상 활동 공간 등 5개 구역으로 나눠 다양한 체험과 활동 공간을 제공한다.
김찬중의 '노들링'은 가로로 긴 링 형태의 건축물을 통해 한강과 단절된 노들섬을 연결하고 새로운 개념의 이동수단과 랜드마크를 제안했다. 새로운 이동수단과 보행로를 만들어 한강을 더 일상적이고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캡슐 형태의 관람차는 노들링의 외부를 따라 이동하게 하는 한편 노들링 내부는 삼각형 모양의 바지선을 연결·조합해 육각형 모양의 수영장과 디귿 모양의 야외 예술무대 등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1층 연결 노들링에는 로비, 카페, 승·하차장, 기타 부대시설이 배치된다.
나은중·유소래의 '산들노들'은 백로가 노닐던 징검돌이란 유래를 지닌 노들섬 위에 문화예술을 담는 징검돌을 거닐며 자연과 예술을 경험하고 바람처럼 사람을 이끌겠다는 구상을 담았다. 북측에는 연결 보행교가 있고 가운데 방문자 센터를 중심으로 서쪽에는 노을전망대, 야외예술무대, 원형극장이 동쪽에는 다목적 공연장, 한강 생태관이 배치된다.
신승수의 '브릿지 아키펠러고'는 다리로 연결되는 군도란 개념으로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잇는 섬들의 집합형태로 노들섬을 표현했다. 동쪽과 서쪽에는 각각 커다란 두 개의 산을 형상화하고 산 안에는 다시 높이가 다른 여러 개의 섬을 둔다.
각 섬에는 다양한 높이의 크고 작은 출입구가 있어 어디서든 노들섬 내외부 연결이 가능하다. 서쪽에는 공연연습장, 공연장, 야외 예술무대, 갤러리 등이 있고 동쪽에는 실내정원과 아트 파빌리온 공간을 배치했다.
비양케 잉겔스의 '리플'은 동서 건축물 상부를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하는 캐노피로 덮어 하나의 섬으로 보이도록 제안했다. 섬의 경계를 넘어 서울 도시의 미래 지향점을 나타내고자 자급자족이 가능한 태양광 에너지 도입과 방문객의 접근이 쉬우면서도 자연과 공존할 수 있도록 한 설계다. 동쪽에는 습지대, 텃밭, 산책로 등이 있고 서쪽에는 호숫가, 정원, 플라자 등을 배치했다.
위르겐 마이어의 '노들 아트 아일랜드'는 노들섬 전망대와 강북에서 연결하는 연결로를 하나의 콘셉트로 워터타워, 스케이트 파크, 수상무대 등의 시설을 제안했다. 노들섬을 불, 공기, 흙, 물 등 자연 요소가 어우러진 분위기로 연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토마스 헤더윅은 '사운드스케이프'를 통해 노들섬 위를 떠다니는 풍경의 한 조각으로 상상되며 물결 모양의 음파와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따라 산의 윤곽에 반응하는 도시 한복판의 쉼터를 제시했다.
다양한 곡선으로 한국의 산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외부에서 보는 사람이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디자인을 만들 계획이다. 상부의 구불구불한 산책로는 높이와 폭의 변화를 통해 다채로운 체험을 할 수 있고 하부에서도 다양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서울시는 디자인 구상안에 대한 다양한 자문과 시민 의견 수렴을 통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투자심사, 공유재산관리 계획 등을 거쳐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