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 한 달 만에 지난해보다 대규모 참배
90여 명의 일본 의원들이 21일 야스쿠니 신사를 찾아 집단 참배하자 우리 정부는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했다. 야스쿠니 신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돼있다.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위시해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의원 모임’ 소속 약 90명의 의원들은 이날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해 집단 참배했다.
기시다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의 춘계 예대제(例大祭·큰 제사)를 맞아 ‘마사카키’라 불리는 공물을 바쳤는데,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추계 예대제에 공물을 봉납한 바 있다. 일부 내각 인사들도 참배했다. 당시에도 우리 정부는 유감을 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방일해 한일정상회담을 벌였음에도 지난해보다도 대규모의 정치지도자들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나선 것이다. 또 일본은 외교청서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한일회담에서 밝힌 강제징용 등 과거사에 대한 역대 내각 역사 인식 계승을 적어 넣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