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절단 122개 사 중 70%가 중소‧중견기업
중기부 “투자 유치‧해외 진출 도울 것…장기적 관점 필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인 122개 사에 이르는 경제사절단이 미국 국빈 방문에 동행한다. 이 중 70%가 중소‧중견기업인 만큼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돕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참여 업체 중 일부는 미국 국빈 방문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던 만큼 구체적인 성과를 가져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2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는 중견기업 21개사, 중소기업 64개사 총 85개사가 동행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사절단에 동행하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는 투자 유치나 해외진출 상담을 계획 중이고, 중소기업을 상대로는 미국 시장 진출을 돕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얼마 이상의 투자 유치를 해오겠다는 목표는 아직 없다”면서도 “투자 유치나 수출 성과는 길게는 수개월을 봐야 하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국 방문을 바라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뉴욕 방문에서 시작된 업계의 논의가 아직 이어지고 있는 경우도 있는 만큼 이번 미국 방문도 바로 나타나는 효과보다 관계를 구축하고 꾸준히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의의를 두겠다는 것이다.
중기부는 중소‧중견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28일에는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하기도 한다. 클러스터는 산업집적지를 뜻하며 유사 업종에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기업‧기관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을 말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실리콘밸리가 미국의 대표적인 클러스터인 만큼 이번 행사에서 이들의 성공 요인을 국내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 역시 미국 시장과의 접점을 전반적으로 늘리기를 희망했다. 이번 사절단에 중소기업 대표 하나로 동행하는 금융 앱(App)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K스타트업 투자 로드쇼에 참여했던 것을 계기로 미국 순방에 동행하게 됐다”면서 “미국 내에서 한국 핀테크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있는지 살펴보고, 투자 확대를 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진료 기업 닥터나우 관계자도 “미국이 비대면 진료가 발달한 나라인 만큼 대표적인 업체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계약에 관한 논의도 심도 있게 나눌 예정”이라며 “연구기관 전반적으로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한‧미 경제협력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미국과 교류 확대를 희망하는 중소기업은 93%로 나타났다. 희망 사유로는(복수응답) ‘수출입 거래처 다변화(76.7%)’가 가장 많았다. 그 뒤를 △미국 시장 매력도 상승(65.6%)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확대(25.4%)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 공급망 강화 예상(6.5%) △한미동맹 강화 기조(6.5%)가 이었다.
미국 시장 진출을 원하는 기업이 많은 만큼 사절단에 참여하는 곳들은 이번 방미를 시장 다변화의 계기로 삼길 희망하고 있다.
다만 사절단 동행 참가 여부를 너무 늦게 알려줘 준비에 촉박함을 느꼈다며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준비 과정이 충분했다면 방미 기간 구체적인 계약 일정 등을 잡을 수 있었겠지만 그럴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사절단에 중소기업 대표로 참석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잘은 모르지만 원래 예상보다 사절단 참가 기업이 갑자기 늘어난 것 같다. 동행하라는 연락을 받은 게 2주도 되지 않았다”며 “갑작스러운 결정이었던 만큼 미국에 가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한다기보다 발전된 시장을 견학한는 느낌으로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중견기업 대표로 참석하는 다른 기업 관계자는 “이번 일정에서 특정 기업과의 계약 체결 등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며 “이번 방미로 새로운 것을 하기보다 기존에 미국 지역에 시설을 투자하고 스폰서십 등을 체결했던 것을 그대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