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챗(Chat)GPT’ 열풍과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기술주에 투자하는 IT펀드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26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IT펀드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3058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에서는 2조6689억 원이 빠져나갔고, 해외주식형 펀드에는 608억 원이 들어오는 데 그쳤다.
IT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7.22%였다. 같은 기간 11.3% 오른 코스피를 제쳤다. 레버리지, 뉴딜, 기타 그룹주 펀드를 제외하고 40여 개 테마형 펀드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펀드별로 살펴보면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 상장지수펀드(ETF)’가 39.66%를 기록했다. 해당 ETF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엔비디아, 메타 등 미국에 상장된 핵심 기술주를 담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메타는 올해 초 대비 각각 83%, 66% 넘게 폭등하며 수익률을 견인하고 있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송민규 미래에셋자산운용 선임매니저는 “챗GPT로부터 비롯된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어 올해는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론, AMD 등에 투자하는 ‘ACE 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 ETF’도 이 기간 31.79% 올랐다. 곽찬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리서치부 수석은 “연초 나스닥 중심의 상승장에서 성장성이 좋은 종목에 집중한 결과”라며 “특히 비메모리 반도체 업종은 메모리 반도체 대비 공급자 재고가 적어 시황 개선이 빠른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SOL 한국형글로벌반도체액티브 ETF(29.07%) △TIGER 코스닥150IT ETF(26.33%) △KBSTAR IT플러스 ETF(23.27%) △하나UBS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A클래스 기준·20.35%) △KODEX 200IT토탈리턴 ETF(17.46%) 등 국내 IT 섹터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선방했다.
전문가들은 증시의 숨 고르기가 이어지면서 IT업종실적이 뒷받침되는 대형 성장주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단기 금리 역전과 금리 변동성 확대를 함께 헤지(위험 회피)할 수 있는 투자 대안으로 돈 잘 벌고, 재무건전성이 높으며, 정책적 뒷받침이 충분한 고퀄리티 대형 성장주의 옥석 가리기 과정에 집중될 개연성이 높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