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 10회 이상 중단되기도
자산 매각 검토…타 은행에 추가 지원 요청
FDIC, 평가 등급 하향 검토…연준 대출 제한될 수도
미국 중소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이 파산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계속되면서 주가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시장의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퍼스트리퍼블릭은 이날 전일 대비 29.75% 빠진 5.6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50% 가까이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30%가량 급락하면서 2월 말과 비교하면 주가가 95%나 떨어졌다.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 하락률은 이날 S&P500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가장 컸다. 주가 변동 폭이 워낙 크다 보니 주식 거래가 10회 이상 중단되기도 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전날에도 장중 주식 거래가 수차례 중단될 정도로 투매에 시달렸다.
24일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 보고서가 주가 폭락의 기폭제가 됐다. 예금 유출 규모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었다. 퍼스트리퍼블릭의 1분기 예금 보유액은 작년 말 대비 40.8%(약 720억 달러) 줄어든 1045억 달러(약 140조 원)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는 1450억 달러였다. 예상을 웃도는 대규모 예금 유출에 경영 우려가 재점화됐다. 잠잠해진 듯하던 은행 위기에 대한 우려도 다시 커지는 분위기다.
퍼스트리퍼블릭은 현재 장기주택담보대출과 증권을 비롯해 최대 1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다른 은행에 자산 중 일부를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추가적인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이미 지난달 JP모건체이스 등 대형은행 11곳으로부터 300억 달러 규모의 예금을 지원받았다.
여기에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평가 등급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FDIC의 평가가 하향조정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재할인창구 대출과 지난달 신설된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소식통은 “이런 방침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경고 역시 은행 측에 전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퍼스트리퍼블릭이 민간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재정을 강화하면, 등급 하락을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