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은 27일 SK하이닉스에 대해 "1분기 실적 부진으로 인해 신용등급 유지 여력이 감소했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S&P는 앞서 2월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강등한 바 있다. 이날 기준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은 'BBB-'여서 여기서 추가 등급 하향 조정이 발생할 경우 국내·외 자금 조달 환경에 있어 상당히 불리해진다.
정지헌 S&P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부진한 2023년 1분기 영업실적은 전반적으로 S&P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었지만 차입금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로 인한 빠른 차입금 증가가 SK하이닉스의 등급유지 여력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의 2023년, 2024년 연간 EBITDA 규모는 각각 5조 원-7조 원, 12조 원-14조 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EBITDA 대비 차입금(debt-to-EBITDA) 비율은 2023년 약 3.5~4.5배, 2024년 1.5~2.3배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연구원은 "2024년 레버리지 비율(EBITDA 대비 차입금 비율)이 등급하락의 전제조건(2.0배 이상)에 근접하거나 밑돌 것으로 추정되지만 여유롭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3조4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분기 영업손실과 재고 증가는 큰 폭의 잉여현금흐름 감소로 이어졌으며 순차입금도 전 분기 대비 5조 원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5조881억 원, 영업손실 3조4023억 원을 기록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8.1% 감소,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순손실은 2조5855억 원이다. 지난해 4분기(-1조8984억 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2년 3분기(151억 원 영업손실) 이후 10년 만이다.
EBITDA도 약 1500억 원으로 98% 급감했다. DRAM과 NAND 메모리의 비트그로스(bit growth)와 평균판매가격(ASP)도 PC, 모바일, 서버 등 전반적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약화로 인해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중반부터 메모리 반도체 업황 사이클이 돌아설 수 있고 고객사의 재고소진이 마무리됨에 따라 하반기부터 실적회복이 기대된다는 점은 다소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