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료 상담, 의사보다 좋은 평가
공감 치료·서비스 개선·의료진 업무 과중 해결 기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의료 현장에서 AI가 환자의 질문에 답하는 새로운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위스콘신주에서는 현재 오픈AI가 개발한 생성형 AI 챗GPT가 환자의 메시지를 보면서, 의사를 대신해 회신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
이는 의료시스템 3곳에서 시행되고 있는 시험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의료진이 챗GPT를 활용, 인터넷을 통한 환자의 문의에 대응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을지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대학 의료연구기관 UC샌디에이고 헬스와 UW헬스는 지난달부터 AI툴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스탠퍼드 헬스케어도 조만간 시험 운용에 참여할 전망이다. 3곳에서 총 20여 명의 의료진이 검증을 진행한다.
의료 전문가 패널은 인간 의사와 챗GPT가 진행한 내과 분야의 질의응답 195건을 비교 평가했다. 답변자가 의사인지 챗GPT인지는 블라인드 처리됐으며, 상담의 품질과 공감도를 평가했다.
그 결과 의료 전문가들은 전체 답변의 79%에서 의사의 응답보다 챗GPT의 대답을 더 선호했다. 품질 역시 챗GPT의 응답을 훨씬 더 높게 평가했다. 품질에서 챗GPT의 답변의 78.5%가 ‘좋음’ 또는 ‘매우 좋음’ 평가를 받았지만, 의사의 경우에는 22%에 그쳤다. 공감 정도 역시 챗GPT의 답변의 45.1%가 ‘공감’ 또는 ‘매우 공감’ 판정을 받은 반면, 의사의 답변은 4.6%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챗GPT가 의사를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이를 활용하면 더 나은 공감 치료와 의료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논문의 저자인 에이어스 교수는 “챗GPT 같은 기술과 협력하면 의학 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AI 증강 치료는 의학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UCSD 의료부문 최고 책임자인 크리스토퍼 롱허스트 박사는 “이러한 결과는 AI비서가 실제 의료 현장에서 서비스 제공 문제 해결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첫 연구 사례”라며 “이번 연구는 챗GPT와 같은 도구가 고품질의 초안을 효율적으로 작성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AI의 활용이 의료체계 과부하나 의료진의 업무 과중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유행병으로 환자가 많을 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 당시에는 병원에 월간 문의 건수가 14만 건이 될 정도로 연락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UC 샌디에이고 헬스의 1차 진료의(PCP) 마린 밀렌은 “(업무가 많아) 기진맥진한 상태여서 어떠한 희망에 기대고 싶다”며 “의료진들 사이에서 AI 시험 프로그램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