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4일 용산어린이정원 임시개방 행사에 나서 초심을 되새기게 됐다는 소회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기지 게이트 14’로 불렸던 용산어린이정원 주출입구 앞 무대에서 축사에 나서 “구(舊) 청와대를 국민 품에 돌려드리고 이곳으로 대통령실을 옮겨온 취임 당시의 그 마음을 다시 새기게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하며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현재 용산 청사로 이전했고, 이와 함께 용산기지 부지 반환에 따른 용산공원 조성에 착수했다. 이날 임시개방 된 어린이정원은 전체부지의 10%인 30만 평이다.
윤 대통령은 “용산기지는 20세기 초 일본이 강제수용한 이래 120년 동안 외국군의 주둔지였고 우리 국민이 드나들 수 없는 곳이었다. 20년 전 한미 간 기지 이전을 합의했지만 반환 속도가 매우 더뎠다”며 “그러나 작년 5월 대통령실이 이전하면서 반환 속도가 빨라졌고, 잘 준비해 어린이들을 위한 정원으로 다시 탄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우리나라에는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이 마음껏 뛸 수 있는 그런 넓은 잔디밭 하나 제대로 없다. 그래서 이곳 넓은 잔디밭과 주변시설을 어린이들을 위한 공원으로 조성하게 된 것”이라며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즐겁고 행복한 공간이 되도록 계속 가꿔나가겠다. 그리고 대통령으로서 무엇보다 어린이들을 위해, 우리 미래의 꿈나무인 어린이들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앞서 2일 용산어린이정원 사전취재를 마친 출입기자단 만나서도 “용산공원에 (대통령 기념) 나무를 심고 기념비나 동상을 세우자는 이야기들도 많았는데, 아이들이 뛰어놀 곳이 없어서 어린이정원이라 이름 붙이고 잔디밭을 만들라 했다. 더워져도 놀 수 있게 분수정원도 만들려 한다”며 “옛날에 미군이 쓰던 축구장과 야구장을 조금 손질해 유소년 축구·야구대회를 하는데 가급적 어린이들에게 이런 공간을 많이 줄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축사 이후 이어진 정원 홍보영상 내레이션을 통해 “대통령 집무실 주변에 수십만 평의 국민 공원을 조성해 임기 중 국민과 소통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용산기지 부지는 총 300만 평이다. 반환도 아직 완료되지 않았고 공원 조성에도 시간이 소요돼 윤 대통령 임기 내 완전개방은 어렵다는 게 대통령실의 예상이다. 다만 최대한 빠르게 공원 조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과 부인인 김건희 여사는 무대에서 행사에 참석한 어린이들 중 대표인 남녀 어린이 2명의 손을 잡고 정원 주출입구 문을 여는 퍼포먼스를 했다. 그 뒤에 참석 어린이들과 함께 정원에 입장했는데, 군악대 30여 명이 도열해 환영 연주를 했다.
윤 대통령은 함께 걷는 어린이들에게 “여기 축구장, 야구장도 있어. 저기 도서관도 있고”라며 정원을 직접 안내했다. 김 여사는 반려견인 새롬이의 목줄을 어린이에게 쥐어주며 함께 걷기도 했고, 윤 대통령은 옆에서 새롬이에 대한 어린이들의 질문에 “리트리버야. 래브라도. 사람하고 친화력이 있고”라며 답하기도 했다.
용산어린이정원에는 잔디와 정원으로 꾸며진 넓은 공간인 잔디마당 외에 도서관과 전시관, 카페, 행사장, 스포츠 경기장 등 가족 여가 시설들이 즐비하다. 미군 시설을 재활용해 마련됐고, 용산기지의 역사를 전하는 홍보관과 기록관도 지어졌다. 미군 장교들이 살던 붉은색 지붕 단독주택들은 문화·휴식·편의 공간 등으로 리모델링돼 ‘장군숙소’ 지역이라 명명됐다.